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사상 처음으로 ‘꿈의 무대’인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결승 진출했다.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에 3대 2로 역전승을 거뒀다. 교토국제고는 오는 23일 동도쿄 대표인 간토 다이이치 고교와 우승기를 놓고 결승을 치른다.

교토국제고는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2022년 여름 고시엔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를 통해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도 전국에 흘러나갔다. 올해 대회서만 다섯 번째다.

학교 규모도 작은데다 야구부 역사도 20여년에 불과해 짧은 편인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결승까지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기준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총 학생 160명의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