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예쁜 오드리’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시기, 배우 김정난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키우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나고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우울증 약까지 먹고 있었단다. 그럼에도 ‘세상 참 오드리’와 인연을 맺기로 결심한 그는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온기를 전하게 됐다.
최근 김정난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를 찾아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기훈이 엄마 미연의 병이 발견되고 연락이 끊긴 동생 지은과 재회하는 과정 속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김정난은 미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세상 참 예쁜 오드리’의 출연을 쉽게 결정하진 못했다. 제안을 받았을 때, 김정난은 키우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울증 약을 먹고 잠을 못 잘 정도로 매일 울면서 지냈다. 더불어 내가 뭔가 또 하고 있어서 한가한 시기가 아니었다”는 것이 김정난의 설명이다. ‘이 멘탈로 어려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하며 그는 출연을 거절했다. 그러나 감독은 김정난이 아니면 안 된다며 설득에 나섰다.
대본 또한 김정난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대본에 공감이 갔다. 울면서 읽었다. 마음 아프더라. 따뜻하고 좋은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에서 김정난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다큐멘터리는 일반인의 삶을 날것으로 볼 수 있어서 좋다. 찾아 보니까 알츠하이머 관련된 게 너무 많더라.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후 본래 성격과 상반대 성격을 보이시는 분도 있었다. 연령대도 다양했다. 우리 작품에 비슷할 만한 포인트를 뽑아 미연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정난과 박지훈은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서 모자 호흡을 맞췄다. 김정난은 “지훈이가 배우의 길을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친구가 연기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다. 지훈이는 눈빛이 좋은 배우다. 아직 어리지만 눈 속에 많은 게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의 인성 또한 칭찬했다. 김정난은 “재능 있는 아이들은 많다. 지훈이는 태도와 자세도 좋았다. 열심히, 성실하게 연기하더라. 미래가 밝은 후배라고 생각한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후배인 김지원 이야기도 나왔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김정난과 함께 출연했던 김지원은 ‘세상 참 예쁜 오드리’ 시사회를 찾아 응원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 김지원이 김정난을 위한 자필 편지까지 준비했다는 소식은 화제를 모았다. 김정난은 “그 친구가 참 괜찮다”고 말했다. 직접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도 시간을 내 시사회에 참석해 줬단다. 김정난은 “편지까지 써 줘서 놀랐다. (김지원은) 착하고 연기 잘하는 후배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난 김정난은 연기가 자신의 ‘팔자’라고 했다. 그는 “난 죽을 때까지 연기해야 하는 사람인가보다. 운명에 순응하게 되더라. 예전에는 ‘다른 거 할 수 있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이 바닥에 있는 걸 보니 계속 가려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장에 나가면 그때만큼은 어디에서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하게 된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역시 김정난에게 힘을 주곤 한다. 방탄소년단 팬으로 유명한 김정난은 “(방탄소년단 노래의) 가사가 주옥 같다”고 했다. 자신의 벨소리를 방탄소년단 노래를 설정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서도, 방탄소년단의 노래에서도 힘을 얻으며 달려오고 있는 김정난의 열일 행보가 계속되길 바란다.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