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젊은 흑인 남성 중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10명 가운데 6명도 안 된다는 여론조사가 나와 주목된다. 그동안 흑인 유권자의 경우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흑인 남성의 이탈로 이들 지지가 약화하자 민주당은 당내 스타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투입해 집토끼 단속에 나선 상태다.
23일(현지 시간) 시카고대가 18~40세 성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다자 가상 대결에서 흑인 남성 응답자의 26%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58%였으며 후보직을 사퇴한 로버트 케네디 전 후보도 6%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이 여론조사에 응답한 흑인 여성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답변은 12%에 불과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젊은 흑인 여성의 지지는 63%였다.
앞서 2020년 대선에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흑인 유권자의 92%, 라틴계 유권자의 59%의 지지를 각각 확보한 바 있다.
또 USA투데이가 2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및 라틴계 유권자의 지지가 각각 72%, 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이자 아시아계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의 지지를 완전히 복원하지 못한 것은 흑인 남성 일부가 이탈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달 10일 흑인 남성 유권자를 향해 “여러분을 비난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이 남성의 힘의 표시라 생각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말하는 등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다만 시카고대는 흑인 남성들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힘 있는 지도자(49%)’, ‘빈곤층 및 중산층 상황 개선 적임자(56%)’, ‘나와 같은 사람의 필요에 더 신경 쓰는 후보(54%)’ 등 대부분 이슈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크게 높게 평가했다.
젊은 라틴계 유권자의 경우 남성은 4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7%가 해리스 부통령을 각각 찍겠다고 답했다. 또 라틴계 여성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는 56%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5%만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 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남성은 57% 대 28% △여성은 60% 대 20%를 각각 기록했다. 백인 유권자는 ‘해리스 부통령 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비율’이 남성의 경우 43% 대 43%, 여성의 경우 40% 대 44%로 엇비슷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유권자 전체를 대상으로는 해리스 부통령이 47%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3%)보다 다소 우위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