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착륙한 허리케인 ‘밀턴’이 최대 600억 달러 상당의 보험 손실을 야기할 것으로 추정된다. 플로리다주는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에 대비해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및 구조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밀턴은 9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사라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근처에 3등급 폭풍으로 상륙했고 풍속이 시속 120마일에 달한다. 10일 플로리다 중부를 통과하는 동안에도 이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NHC는 최대 13피트에 달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돌풍과 폭풍 해일에 따른 피해를 경고했다. 미국 연방 비상관리청(FEMA)의 디앤 크리스웰 청장은 이날 앞서 밀턴이 플로리다에 “엄청난 폭풍 해일, 강풍, 극심한 홍수를 가져올 치명적이고 재앙적인 폭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험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밀턴이 최대 600억 달러의 보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말 찾아온 허리케인 ‘헐린’, 기후변화에 따른 잇단 화재 등에 이어 올해 보험사의 수익성을 잠식시킬 것이란 경고다.
신용평가기관 모닝스타 DBRS는 11월 말까지 이어지는 올해 허리케인 시즌 동안 손실이 누적되면 “보험사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면서 “플로리다에서 개인 보험에 상당한 노출이 있는 보험사의 경우 더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밀턴은 불과 2주 만에 미국을 강타한 두 번째 주요 허리케인이다. 앞서 허리케인 헐린이 여러 남동부 주에 피해를 입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도로가 파괴됐고 225명 이상이 사망했다.
NSI보험의 오스카 세이칼리 최고경영자(CEO)는 밀턴의 영향으로 “많은 주택이 주요 폭풍을 견뎌낼 수 있도록 지어지지 않은 이 지역(플로리다주)의 잠재적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며 “아직도 골조 주택이 있고 열대성 폭풍이 오면 날아가는 집들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허리케인에 대한 대응은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폭풍 피해 지역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재난 지역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재정지원 규모에 대해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에 대해 “거짓말로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지난 몇 주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허위 정보와 노골적 거짓말을 무모하고 무책임하게 끊임 없이 홍보했다”며 “이는 구조 및 복구작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해롭다”고 밝혔다.
밀턴이 상륙하기 전 플로리다주는 주 방위군 6000명과 다른 주에서 온 3000명을 허리케인 대응에 동원했다. 탬파만에서는 지역 공무원들이 대피 요청 문자를 보내고 각 가정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집을 비우지 않을 경우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탬파만을 형성하는 반도에 위치한 피넬라스 카운티에서는 공무원들이 사람들에게 “지금 바로 (집에서) 나가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후과학자들로 구성된 독립 그룹은 기후 변화로 인해 허리케인 헐린의 강우량이 약 10% 늘었고 바람은 약 11% 강해졌다고 밝혔다. 세계 기상 기여(WWA) 그룹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폭풍을 유발하는 해수 온도 상승 빈도를 200~500배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