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방해를 목적으로 흑해 항구 인프라와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주요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힐 경우, 우크라이나는 물론 전 세계 곡물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유엔 인권감시단은 지역 당국을 인용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 지역인 오데사에 5건의 공격을 감행에 민간인 14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27명을 부상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는 러시아에 보복할 가능성이 없는 소규모 국가 깃발을 내건 선박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팔라우 국기를 단 컨테이너선이 공격을 받았다. 6일에는 세인트키츠네비스 국기를 단 선박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을 계속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10일 “러시아는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며 “이 모든 행위는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기준 전 세계에서 보리 3위, 옥수수 4위, 밀 5위 수출국이다. 해바라기씨유의 경우, 전 세계 해바라기씨유 소비량의 52%를 책임지고 있었다. 이들 수출품은 대부분 바다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40여개국에 수출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직후, 몇 달간 러시아가 흑해 항구를 봉쇄하면서 전 세계 곡물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식량난이 가중되자 2022년 7일 유엔(UN)과 튀르키에 중재로 흑해 곡물 협정이 체결되면서 봉쇄됐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들이 운영되며 곡물 가격은 안정세를 찾았으나, 2023년 7월 러시아는 협정 연장을 거부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해상 드론과 폭발하는 원격조종 스피드보트로 러시아의 흑해함대를 타격했다. 러시아함대가 물러나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안보협정 없이 항구를 재개하기로 했다.

9월까지만 하더라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규모는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다시 오데사 항구와 수출선박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면서 다시 한 번 식량 파동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8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1톤(t)당 900달러였던 해바리기씨유 가격은 최근 1207.2달러까지 올라갔다. 12월 인도물 밀 선물가격 역시 8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1계약(5000부셸)당 490달러까지 내려왔지만, 10월 들어 599달러까지 회복한 상태이다.

우크라이나 농부와 수출업체는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으려 한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농업위원회 부국장인 데니스 마르추크는 “우크라이나에게 농업은 예산수입의 주요 원천”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수출하지 못한다면, 곡물가격은 오르고 러시아는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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