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인공지능(AI)을 논할 때 유독 언어 모델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 콘텐츠 등 분야에서 AI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한데 말이죠.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하지 말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베스핀글로벌 창업자)는 1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11회 이데일리 글로벌 인공지능 포럼(GAIF) 2024’에서 ‘글로벌 시장 진단과 AI서비스 공략법’을 주제로 세션 발표를 진행하고 이 같이 역설했다.
먼저 AI 산업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설립이 늘면서 건설사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한주 대표는 “AI가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업체에만 기회인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건설사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해 구축, 운영 노하우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30% 이상을 확보하면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때 필요한 전력은 60기가와트(GW) 정도다. 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에 소요되는 전력량은 200기가와트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급증하고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40기가와트가 추가로 필요하다. 관련 전력 시설이나 데이터센터 등의 설립 공사비만 2000조 원이 넘는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내 AI 반도체 칩 제조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을 예로 들면서 “건설업이든 제조업이든 콘텐츠든 해당 분야에 특화된 칩을 만들어 깊이 있게 집중해야 한다. 해당 분야의 업무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 열심히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하시라”라고 제언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산업별 특화된 ‘트랜스포머 AI’ 시장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최근 공개된 ‘알파폴드’라는 단백질 변형 예측 모델이 그 대표 사례다. 이 대표는 “알파폴드와 같이 산업에 특화된 부분, 파운데이션 모델 레이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언어 특화 모델을 개발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언어와 관련된 모델만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빅테크와 상대했을 때 어떻게 해야 우리만의 성공을 갖고 올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