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올트먼 CEO는 무박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광폭 행보를 보이며 국내 주요 인사들과 협력 논의를 이어간다. 방한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으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등장한 가운데 반도체·IT 기업 인사를 비롯해 개발자, 연구원 등 국내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과도 접촉한다. 이번 방한은 딥시크와의 경쟁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을 과시함으로써 오픈AI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기술적·지정학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의미도 엿보인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내 기업 및 스타트업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Builder Lab)’에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은 오픈AI가 한국에서 주관하는 첫 행사로, 스타트업 위주의 개발자 100명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는 이날 행사장에서 최 회장과 약 30분간 별도 접견을 진행했다. 올트먼 CEO는 이어 정 대표와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이 회장과의 회동을 이어간다. 이 회장 입장에선 올트먼 CEO 접견이 전날 2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후 첫 공식일정이기도 하다. 이 회장과 올트먼 CEO는 회동 후 저녁 식사자리까지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 CEO의 이번 한국 방문은 단순한 기업 협력을 넘어서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딥시크가 AI 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오픈AI는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대응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일본 방문에 이어 한국을 찾으며 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딥시크와의 경쟁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한국의 주요 기업인들과의 만남은 오픈AI가 기술력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오픈AI는 미국,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한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과 AI 생태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다양한 기업 및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AI 기술은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빠른 발전과 확장이 어렵기 때문에, 폭넓은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각국의 기업과 연구 기관이 협력할수록 기술적 시너지가 극대화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또한 협력 기업이 많을수록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할 기회가 확대되며, 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혁신의 가속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협력은 오픈AI가 지속해서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자 AI 기술 인프라와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들이다. 올트먼 CEO가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중국의 AI 굴기에 대응하고 아시아 시장 내 거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과 빠르게 성장하는 AI 생태계를 갖춘 국가로, 올트먼 CEO의 방한은 이러한 한국의 강점을 활용해 AI 기술 개발과 글로벌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 본격 출시를 예고한 AI 서비스 ‘카나나’에 오픈AI 모델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에는 투자 유치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픈AI와 ‘오픈 파트너십’을 맺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은 오픈AI의 AI 칩 개발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들 기업의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력은 오픈AI가 보다 강력한 AI 모델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제공하며, 이는 오픈AI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최근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와 AI 기술의 결합이 필수적인 만큼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AI 연구 역량이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나아가 올트먼 CEO가 한국 지사 설립 여부를 밝힐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픈AI는 지난해 4월 아시아 최초로 일본 도쿄에 일본 지사를 설립했으며 9월 싱가포르에도 지사를 개설했다. 이번 방한을 통해 오픈AI가 한국 내 AI 클러스터 조성을 본격화할지, 그리고 삼성전자 및 SK와의 협력이 글로벌 AI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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