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도날드에서 한 시간 일하고 살 수 있는 빅맥이 2.18개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5개 이상인 미국, 영국 등에 훨씬 못 미친다. 5년 전보다도 0.2개 줄었다.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이 따라가질 못해서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목표인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채용 사이트 인디드의 데이터(맥도날드 등 글로벌 외식·소매 체인 22개 사의 국가별 매장 직원 시급)와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빅맥 현지 가격을 바탕으로 국가별로 한 시간 일하고 살 수 있는 빅맥 개수를 계산했다.
작년 7월 기준 빅맥 가격을 보면 일본은 3.2달러(480엔)였다. 5달러대인 미국, 영국보다 50% 가까이 저렴하다. 그러나 일본 시급 1047엔(중앙값)으로 살 수 있는 빅맥은 2.18개뿐. 호주(3.95개), 영국·홍콩(2.56개), 미국(2.52개), 캐나다(2.32개) 등에 못 미쳤다. 다만 싱가포르(1.80개), 한국(1.79개) 등보다는 많았다.
일본은 5년간 0.2개 줄었다. 하락폭은 비교 가능한 11개 국가 중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 기간 일본 시급은 940엔에서 11% 오르는 데 그친 반면, 빅맥은 390엔에서 23% 인상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버블 붕괴 후 물가도 임금도 정체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위기 등으로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임금 상승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시급을 달러로 보면 정체가 더욱 두드러진다. 일본은 2019년 8.6달러에서 지난해 7.0달러로 줄었다.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에 역전을 허용했다.
임금 인상 여지는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일본의 노동분배율은 지난해 54%로, 2019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유럽은 50%대 후반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 소득 분배가 기업에 편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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