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열면 식물을 닮은 캐릭터 친구 ‘피크민’들이 이용자의 아바타 주변을 졸졸 따라다닌다. 걸어다니다 다시 휴대폰을 열면 주변이 꽃밭으로 가득하고 새로운 모종을 얻어 씨앗을 심으면 새 피크민이 나타난다. 철마다 계절에 맞는 희귀한 ‘데코피크민’이 등장해 수집욕을 자극한다.
증강현실(AR) 전문 게임 제작사 나이언틱의 게임 ‘피크민 블룸’이 출시 3년 만에 ‘역주행’ 현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용자 수가 최근 두 달 새 14배 치솟은 것으로 집계된 것. 닌텐도의 게임 ‘피크민’ 시리즈에서 캐릭터를 가져와 나이언틱이 만든 AR 게임으로 같은 회사의 전작 ‘포켓몬 고’와 비슷하게 걸어다니는 것만으로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성과 캐릭터 피크민의 독특한 디자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덕이다.
모바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5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피크민 블룸’의 국내 1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4만6,791명으로 추산됐다. 이 게임은 7월까지만 해도 이용자 수가 4, 5만 명에 머물고 있었는데 8월부터 점점 이용자 수가 늘기 시작해 9월에 10만 명을 넘은 후 10월 115만 명까지 치솟았다.
11월엔 10월 같은 폭발력은 없었지만 기존 이용자를 유지한 채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결과적으로 두 달 사이 이용자가 1,350% 늘게 됐다. 전체 모바일 게임 사용자 순위도 11월 들어 4위까지 올라서 ‘역주행’에 성공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피크민 블룸의 주 이용자는 여성(77%)이며 연령대는 10대 이하(56%)와 20대(33%)가 많았다. 아이지에이웍스 측은 “피크민 블룸을 하며 힐링을 즐기는 사용자가 10·20대에 많다“고 짚었다.
피크민 블룸이 갑작스레 인기를 끌게 된 요인은 SNS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진 입소문 덕으로 알려졌다. 식물을 닮은 ‘피크민’ 캐릭터의 바보스러우면서도 귀여운 디자인이 어필했다는 평가다. 걷기만 해도 피크민이 성장하고 추가 피크민을 모을 수 있는 비교적 쉬운 게임성, 타인과의 경쟁 요소를 부각하지 않고 협동을 유도하는 점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방치형 게임’과도 유사하다.
친구들과 ‘파티'(팀)를 만들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했기에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나이언틱의 기존 흥행작 ‘포켓몬 고’ 역시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 존 행키 나이언틱 대표는 최근 방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바깥 세계를 탐험하고 친구와 어울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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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31316140005666)
한편 같은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 업비트와 빗썸의 11월 이용자 수가 전달 대비 각각 122만 명, 102만 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의 기대심리가 모인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5일 1비트코인의 가격은 사상 최초로 10만 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