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에서 미공개 신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시연해 화제가 됐던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올해 신작을 공개하는 무대로 부산이 아닌 경기 고양시를 택했다. 7, 8일 이틀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애니메(이션)X게임 페스티벌(AGF) 2024’에서 공식 후원 기업 중 하나로 나서 대규모 전시를 열고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등 게임 4개를 선보였다.
스마일게이트뿐 아니라 국내외 게임사들이 국내 최대 규모 ‘서브 컬처’ 행사로 통하는 AGF로 몰리고 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글로벌 게임사 가레나의 한국지사 가레나코리아는 올해 한국 마케팅의 시작점을 AGF로 잡고 ‘신월동행’과 ‘4그라운드9’를 시연했다.
이 외에 웹젠(‘테르비스’)·위메이드커넥트(‘로스트 소드’)·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칭 ‘프로젝트 C’)가 신작을 뽐냈고 넷마블(‘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과 네오위즈(‘브라운더스트2’), 텐센트의 해외 유통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승리의 여신: 니케’) 등은 기존 대표 게임을 들고 참가했다.
서브컬처는 본래 ‘하위문화’라는 뜻이지만 현재 한국 게임업계에선 일본 애니메이션풍 이미지로 그려진 캐릭터와 이야기에 힘을 주는 게임을 묶어 가리키는 표현으로 통한다. 중국 호요버스의 ‘원신’을 비롯한 서브컬처 게임이 큰 수익을 내자 여러 게임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엇비슷한 서브컬처 게임을 만들면서 핵심 수요층이 참가하는 AGF를 무대로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이 행사의 성격은 미출시 새 작품을 알리고 미리 경험해 보게 하는 데 중점을 둔 ‘게임 쇼’와는 다르다. 주로 인기가 일정 궤도에 올라선 기존 게임의 제작진이 팬과 소통하거나 굿즈(기념품)를 판매하는 형태다. 신작을 소개하는 부스조차 게임 자체보다는 그 안의 캐릭터와 세계관 등 콘셉트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맞춤형’ 전시가 진행됐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프로젝트 C’는 전시 부스에 게임 내의 공간을 연출했고 웹젠의 ‘테르비스’는 오프닝 영상을 틀었다.
AGF는 명칭에 게임이 있기는 하지만 애니플러스·대원미디어·디앤씨미디어 등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지식재산(IP) 분야 기업들이 열었다. 기존에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성우, 아티스트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열린 2022년 AGF에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넥슨게임즈가 ‘블루 아카이브’를 들고 나온 이후 게임사 참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엔 지스타에서도 서브컬처 게임 전시가 상당 규모를 차지한 반면 올해는 대부분 AGF에서 전시를 열면서 역할 분담이 되는 경향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