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내년도 사업을 위한 조직개편을 시작했다. 올해 AI(인공지능)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AI 사업화를 위한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침체된 통신산업 환경에서 새 수익성 사업을 발굴하기 위함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2월1일부로 AX 경쟁력 강화를 위해 B2C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부문 산하에 ‘AI 에이전트 추진 그룹’을 신설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1일 신임 사장 내정자로 선임된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의 AI 사업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은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tribe)’와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로 나뉜다. 각 트라이브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비서)와 가전제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홈 IoT AI 에이전트 관련 신규 서비스 및 상품을 개발한다.
AICC(인공지능콜센터)·AIDC(인공지능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에서 AX(인공지능 전환)을 돕는 기술적·인적 지원도 이뤄진다.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CTO(최고기술책임자)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Lab(랩)’을 배치했다. CHO(최고인재책임자) 산하에도 ‘AX/인재개발 담당’을 배치했다.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와 SK텔레콤도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29일 자로 인사 및 조직개편을 진행할 전망이다. 김영섭 KT 대표 취임 후 제대로 된 첫 조직개편이다. 지난해에는 김 대표 취임 후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소폭 인사만 진행된 바 있다.
KT도 AI 관련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DC 협력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염두에 두고 대규모 인사 재개편도 단행했다. KT는 지난 10월 말 현장 네트워크 운영·관리 부문 인력 4700명 중 약 2800명으로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약 1700명을 신설 자회사로 이동시켰다. 나머지 현장 네트워크 운영·관리 인력은 광역본부로 재배치한다. 지난 5월부터는 연간 1000명 규모의 AI 및 디지털 분야 전문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SK텔레콤에서는 오는 12월 초~중순 경 인사 및 조직개편이 진행될 전망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의 임기가 아직 많이 남은 데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전환을 차근차근 진행 중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텔코(통신 특화) AI 얼라이언스(GTAA)·앤트로픽·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통신 및 AI 기업과 동맹을 구축하고 있어 AI 관련 글로벌 사업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 추진을 위한 4대 사업부를 구축하면서 AI서비스사업부과 글로벌·AI테크사업부를 신설한 만큼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그룹 리밸런싱에 따른 임원 20% 감축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과 함께 이통3사의 AI 투자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연간 3000억원 규모로 AI에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 규모의 AI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KT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간 2조4000억원(연간 약 4800억원)을 공동 투자키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