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을 투입한다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환경에서 진짜 혁신이 자라나죠.”

스왈로우즈는 강력한 브랜딩·제품 전략을 앞세워 스타트업 성장 방정식을 새롭게 쓰겠다고 나선 신규 액셀러레이터그룹이다. 전통적인 투자 시장에서 관심이 크지 않던 ‘쿨한 혁신’에 집중한다. 김호규 스왈로우즈 최고경영자(CEO)는 8일 “기존 투자 기준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스타트업의 혁신성과 창의성, 영감, 감각에 주목하고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전문성을 쌓은 3명이 모여 스왈로우즈를 창업했다. 김 CEO는 네이버, 라인의 전략기획을 거쳐 글로벌 게임 액셀러레이터와 엔젤투자자로 활동했다. 전우성 최고브랜딩책임자(CBO)는 29CM, 스타일쉐어의 브랜딩 디렉터로 이름을 알렸다. 한성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딜리버리히어로, 빗썸 등에서 제품개발팀을 이끌었다. 세 공동창업자는 각각 스왈로우즈에서 투자, 브랜딩, 제품 개발 부문을 담당한다.

스타트업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비전에 뜻이 맞았다. 전 CBO는 “브랜딩에 고민하는 스타트업들에 조언을 많이 했는데 이들의 여정에 끝까지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며 “브랜딩부터 제품 전략, 투자와 비즈니스 서포트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보통 액셀러레이터는 금융 전문가와 컨설턴트 출신이 많다. 브랜딩 전문성을 갖춘 사례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김 CEO는 “액셀러레이터 1세대가 금융 기반, 2세대가 기술 기반 투자를 했다면 이젠 제품이나 브랜딩을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를 하는 곳이 생겨야 한다고 봤다”고 했다. 기존 투자 방식으론 뉴진스 같은 감각적인 지식재산권(IP)이나 파타고니아, 스타벅스 등의 힙한 브랜드가 쉽게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CEO는 “정부 사업에 의존해 연명하는 곳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연한 외부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방식을 구축한 점도 눈에 띈다. 스타트업의 멘토 역할로 ‘부스터’라는 이름의 전문가들을 모집했다. 인적관리(HR), 홍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 60여 명이 스왈로우즈의 부스터로 합류했다. ‘루터’라는 이름의 투자자들은 수백만원의 소액으로도 스타트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부스터의 70%는 루터로도 활동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주로 정보기술(IT) 기업에 집중하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스왈로우즈는 소비재와 콘텐츠 영역에도 관심이 많다. 한 CPO는 “전통적인 방식으론 평가되기 어려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가장 먼저 투자할 예정”이라며 “안전한 선택보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