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 PD-1, CTLA4 계열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높은 암 사멸 효과를 낸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병용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10일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2024)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한미약품 연구진은 장기지속형 인터루킨(IL)-2 후보물질 ‘HM16390’ 동물실험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SITC 2024는 10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다.

HM16390은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플랫폼인 랩스커버리 기술을 접목한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면역항암제가 더이상 듣지 않는 콜드튜머 동물모델을 활용해 HM16390 효과 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HM16390는 CD8 T세포 수용체에 작용해 면역계가 암 세포를 잘 공격하도록 돕는다. IL2 반감기를 늘린 유사체로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데다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돼 환자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기초연구는 흑색종 유발 동물모델(B16F10)에 대조군과 기존 IL-2 약물(알데스류킨), HM16390를 투여해 종양침윤림프구(TIL) 등의 면역 세포의 비율을 8일 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HM16390는 한번, 알데스류킨은 다섯번 투여해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알데스류킨 투여군은 치료 첫날 TIL 내 CD8 세포 비율이 25%에서 치료 8일차 12%까지 떨어졌지만 HM16390 투여 그룹은 같은 기간 세포 비율이 22%에서 41%로 늘었다.

항 PD-1 면역억제제, 항 CTLA4 면역억제제와 HM16390를 함께 투여한 연구에선 단독 투여보다 병용 투여 모델의 암 사멸 효과가 두드러졌다.

삼중음성 유방암 동소이식 동물모델(4T1)을 활용해 기존 면역억제제는 주 2회, HM16390과 화학항암제 파클리탁셀은 주 1회 병용·단독 투여해 4주간 효과를 비교하는 추가 연구도 진행했다.

PD-1 면역억제제 비교 연구에서 파클리탁셀 단독 투여 동물모델은 생존하지 못했지만 HM16390 고용량 단독투여군은 14.3% 완전관해(CR)돼 해당 동물모델이 모두 생존했다.

HM16390 고용량을 PD-1 면역억제제와 병용 투여했더니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율(CRR)이 57.1%, 생존율이 85.7%로 확인됐다. PD-1 단독투여군의 생존율은 14.3%, CR은 없었다.

CTLA4 병용 투여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동물모델에 CTLA4 면역억제제와 HM16390 고용량을 함께 투여했더니 생존율 100%로 모든 동물모델이 생존했다. CRR은 42.9%였다. CTLA4 단독투여군의 생존율은 14.3%, HM16390 고용량 단독투여군은 57.1%였다.

연구진은 HM16390가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면서도 암 세포 독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HM16390가 T세포의 초기 활성화를 돕는 CTLA4, 면역 반응이 일어난 뒤 암 세포에 도달해 T세포가 암을 공격하는 것을 돕는 PD-1 등에 폭넓게 작용한다고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HM16390가 종양미세환경(TME)에 작용해 암과 싸우는 여러 단계의 면역 반응을 높이는 이상적인 병용 요법으로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