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SK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TSMC, 오픈AI와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

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역량에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해 SK그룹을 인공지능(AI)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 회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무려 1시간 이상 AI에 대한 미래 구상을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등을 차례로 소개하며 ‘글로벌 AI 생태계 네트워크’ 중심에 SK그룹이 있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최 회장은 “AI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보틀넥(병목현상)이 있다”면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면서 “SK와 파트너들의 다양한 솔루션을 묶어 AI 보틀넥을 해결하고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데이비드 패터슨 UC버클리대 교수와 영상 대담을 통해 메모리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와 협업으로 더 적은 메모리로 더 정확한 연산을 수행하고 동시에 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다”면서 “HBM은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그는 “HBM 기술개발과 제품 출시속도는 매우 훌륭하지만, 여전히 AI는 더 높은 성능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플랫폼 회사로서 엔비디아는 생태계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컴퓨터 회사에 불과하다”며 “많은 측면에서 공동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은 축사를 통해 AI 기업간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면서 “MS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체 기술 스택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MS가 기업간 협업을 통해 AI에 필요한 기술, 소프트웨어, 인프라, 도구 등을 층층이 쌓아올리겠다는 메시지다. 그러면서 그는 “SK는 반도체와 통신 부문에서 중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MS와 협업이 새로운 기술 개발에 시너지를 줄 수 있다”면서 “MS와 SK간 기술 발전을 위한 비전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AI 발전은 곧 컴퓨팅 파워의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업계는 트랜지스터 밀집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면서도, 전력 소모와 칩 면적을 줄이는데 노력해 오고 있다”면서 “ 이를 위해 3D 실리콘 스태킹과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이종 칩간 통합을 통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이제는 하나의 칩에 1조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렉 브록먼 오픈AI 공동창업자겸 회장 역시 “AI 시대에는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서로 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K는 엔비디아·TSMC와는 HBM을 중심으로, MS와는 뉴클리어(원자력) 에너지 업체인 테라파워에 함께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다져오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기업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 CEO는 AI 시대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 만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에서 전력 수요가 2050년까지 현재 보다 2.5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면서도 “미국에서는 300기가와트에 달하는 석탄발전소가 퇴역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30년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원자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종전 원자로와 유사하나 냉각수로 물 대신 용융염을 사용해, 발전소 무게를 낮춰주는 기술이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