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성장세가 둔화된 IPTV 업계가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좋아하는 선수나 장면, 플레이 스타일 등 개개인의 선호가 크게 다른 스포츠 콘텐츠에 AI를 접목하며 사용자 이탈을 막으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올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24개 대회와 KPGA(한국프로골프) 19개 대회에 AI 골프 서비스를 적용했다. 오는 8일부터 열리는 KLPGA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과 7일부터 시작하는 KPGA 투어 챔피언십이 올해 마지막 AI 골프 제공 대회다.

AI 골프는 B tv 채널에서 SBS Golf·SBS Golf2 실시간 대회 중계 화면에서 제공하는 AI 양방향 데이터 방송이다. B tv에서 해당 채널을 켜면 화면 하단에 L자 형태로 AI 골프 데이터 영역이 활성화된다. 여기에는 △리더보드 △내 선수 리스트 △조 편성 △AI 하이라이트 △프로샵 △제휴·이벤트 등 메뉴로 구성돼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사용자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는 기능은 ‘AI 하이라이트’라고 설명했다. AI가 홀·샷·선수별 영상을 자동 추출해 생중계 중에도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좋아하는 선수의 영상을 곧바로 다시 돌려보거나 잘 들어간 샷을 한 번 더 확인하는 등 골프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네이버(NAVER}) 등 포털에서나 이용할 수 있던 기능이 IPTV에 들어온 것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특히 지난 10월 AI 하이라이트를 고도화하면서 전월 대비 이용률이 66% 이상 상승해 AI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업데이트에서 리더보드 기능도 AI 리더보드로 고도화해, 중계 화면에 잡힌 선수의 실시간 순위와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함께 업데이트된 ‘실시간 베스트’ 기능은 사용자가 찜한 선수의 롱기스트(최장 거리 샷)·니어리스트(홀에 가장 가깝게 붙인 샷)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같은 AI 기능은 OTT와 포털 중계로 쏠리고 있는 스포츠 팬들을 IPTV 앞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특히 IPTV 전용 리모콘과 연동돼 TV 화면 곧바로 다양한 경기·선수를 볼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야구나 골프처럼 경기 시간이 길고 룰이 복잡하며 지표가 많은 스포츠에 유용하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에 따르면 “AI 기능을 적용한 채널의 시청률이 다른 채널 시청률보다 더 좋게 나타났고, 시청률 증가율도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1% 미만으로 떨어진 IPTV 3사에 AI 기능은 훌륭한 미래 먹거리가 된 것이다.

SK브로드밴드뿐만 아니라 KT·LG유플러스도 스포츠 중계에 AI 기능을 접목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처음 자사 IPTV ‘U+tv’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했는데, 업계는 U+tv에 LG유플러스의 AI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의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포키에는 LG유플러스의 AI 모델 익시(ixi)를 활용한 ‘승부 예측’ 서비스가 있어 야구팬들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KT도 2022년 AI 큐레이션 기능을 탑재한 IPTV 서비스 ‘지니TV’를 통해 다양한 AI 기능을 실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