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통신 재난·장애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최근 시행한 대응 훈련에서 전시 등 국가 비상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유선 통신망이 특별히 활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정보통신(IT)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일 삼성SDS 수원 데이터센터 등에서 ‘2024년 정보통신 사고·재난 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하며 ‘국가 중요 통신망’이 원활히 작동하는지 점검했다.

‘국가 중요 통신망’은 전시 등 국가의 재난·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상황 지휘를 전파하는 망으로, 안정성을 최고도로 보장하기 위해 무선이 아닌 유선으로만 구축돼있다.

정부의 재난 대비 훈련은 통상적으로 일반 통신망을 쓰거나 700㎒ 주파수 이동통신망인 ‘재난 안전 통신망(PS-LTE)’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날 훈련에서는 유선으로만 이뤄져 보안이 더 철저한 국가 중요 통신망을 주력으로 이용하며 비상 상황에서의 원활한 소통 여부를 점검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국가 중요 통신망에서 사용 중인 위성중계차량(SNG)도 활용됐다.

방송용 카메라(ENG)와 드론 등이 촬영한 재난 상황 영상이 무궁화 위성을 활용한 위성 중계 방식으로 실시간 전달된 것이 특이점이다.

훈련은 삼성SDS 데이터센터 내 리튬배터리에 불이 나 전력이 차단되면서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는 상황을 가정했고,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중앙사고수습본부장으로 훈련을 지휘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삼성페이를 현재 700만명이 사용 중인데 이용자 800만명으로 상정해 재난 훈련을 실시했다”며 “아울러 국가 중요 통신망도 잘 작동하는지 살펴 각종 재해·재난 등 국가 위기 현장에서 정부의 대응 태세를 함께 점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범 삼성전자 부사장은 훈련에서 “삼성페이는 삼성SDS 수원 데이터센터와 KT 목동 데이터센터 두 개의 거점을 기반으로 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특정 센터에서 재난 발생 시 다른 센터로 트래픽이 전환돼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수전 용량 30㎿ 규모인 삼성SDS 수원 데이터센터는 두 곳의 변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전원 이중화’가 구축돼있다.

또, 자체 비상 발전기를 설치해 외부 공급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정상적인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정영훈 삼성SDS 상무는 “실제 화재가 발생해도 정상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지만, 훈련 취지에 맞춰 발생하기 어려운 최악의 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했다”고 말했다.

훈련은 삼성 SDS 데이터센터 현장과 더불어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 정책관이 정부세종청사에, 네트워크정책실장이 남태령 국가 중요 통신망 운영센터에 주재하며 영상 회의로 연결돼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