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컴퓨터를 사람처럼 활용하는 새 인공지능 비서를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오픈에이아이(AI)의 대항마로 꼽히는 곳이다.
앤트로픽은 22일(현지시각) 지난 6월 발표한 자사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 3.5 소넷’의 업그레이드 기능인 ‘컴퓨터 유스(computer use)’를 공개했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인공지능이 컴퓨터 화면에서 커서를 움직이거나 특정 위치를 클릭하고, 가상 키보드를 통해 정보를 입력한다. 앤트로픽은 “우리의 목표는 클로드가 기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가져와 사람처럼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컴퓨터 유스 시연 영상을 보면, 이 기능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볼 수 있는 일출 하이킹 코스를 찾아달라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인공지능이 크롬을 열어 구글 검색을 통해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와 일출 시각 등을 확인한다. 그다음 사용자의 캘린더로 이동해 하이킹 일정 입력까지 마쳤다.
다만, 드래그로 컴퓨터 작업창의 크기를 확대·축소하는 동작 등은 미숙해 벤치마킹 테스트에서 14.9%의 정확도를 보였다. 사람의 경우 70~75% 수준이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공개된 이 기능은 여전히 느리거나 오류가 많다는 게 앤트로픽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컴퓨터를 사람처럼 구동시키는 기능이 자칫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아이티(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게 개발된 오픈에이아이의 ‘지피티-포오(GPT-4o)’ 모델도 ‘탈옥’ 기술의 공격을 받아 통제를 벗어났을 때 다크웹에서 가짜 여권을 주문해달라는 누군가의 요청을 수행하는 등 부정적인 일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능의 경우 개인정보 침해 등 더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