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국주의’ 누리꾼들이 일본기업과 기술협력을 발표한 중국 기업에 대해 악성 루머를 퍼트리며 불매운동에 나섰다. 지난달 광둥성 선전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흉기에 찔려 숨진 후 과도한 반일 감정이 국익을 해친다는 경고가 이어졌지만, 누리꾼들의 무지성적 극단주의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 관영 CCTV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1위 영유아용 분유업체인 페이허는 지난 3일 일본 교와하코와 상호기술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발효 락토페린 생산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공동혁신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페이허가 일본 기업의 자금을 받았다’ ‘일본산 원료를 쓴다’ 등의 루머가 대거 퍼졌다. 누리꾼들은 “아이들을 두고 도박하면 안 된다” “일본인은 인성이 좋지 않다” “아이의 건강을 일본인 손에 맡길 수 없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페이허는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페이허는 중국의 대표적 민족기업 중 하나로 소비자들과 동일한 애국심을 공유한다”면서 “교와하코와 협력은 기술 교류를 위한 것일 뿐, 원료를 수입하거나 제조법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허가 일본산 원료를 수입한다’ 등 다수의 허위 사실이 온라인에 게재돼 소비자를 호도하고 브랜드 평판을 추락시켰다”면서 경찰에 신고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허는 1962년 헤이룽장성에서 설립된 중국 최초의 분유 회사 중 하나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유아용 분유 시장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생수업체인 농푸산취안도 지난 3월 ‘애국주의’ 누리꾼들로부터 친일기업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농푸산취안 제품 포장지의 전통 사원 그림이 일본 야스쿠니 신사의 정문 모양과 유사하다거나 생수병의 빨간색 뚜껑을 흰 종이 위에 두면 일장기와 같다는 등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을 펼치며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