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노트북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왕적 지위를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애플과 레노버 노트북을 밀어내고 수십년간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시장의 52.0%를, LG전자가 21.8%를 차지한다. 반면 레노버(7.2%)와 애플(7.9%)을 비롯한 3위 이하 사업자는 점유율을 모두 합쳐야 LG전자를 겨우 넘어선다.
한국은 글로벌 시장과 달리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높으면서도 구매력이 낮지 않다. 국내 고객들이 낮은 가격보다는 안정성과 성능을 더 중시하기에 중저가 물량 공세가 특기인 레노버가 설 자리가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자제품의 보안성이나 성능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유독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도 레노버·화웨이의 진출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기를 실생활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주요한 구매 기준으로 평가된다. 애플의 경우 익숙하지 않은 운영체제(OS) 탓에 일반 대중이 이용하기 쉽지 않다. PC OS 시장의 70~80%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가 차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노트북은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기기 중 하나인데, 한국은 전국에 삼성전자·LG전자 판매점과 수리점이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주력 플래그십 모델 ‘LG 그램’ 시리즈를 무기로 삼성전자를 넘어서려 하고 있다. LG 그램은 통상 킬로그램(㎏) 단위의 무게로 출시되는 일반 노트북과 달리 1㎏ 미만의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성능은 동급 노트북에 뒤처지지 않아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최신 모델인 LG 그램 프로는 인텔의 차세대 AI 칩셋인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2를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