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서비스명을 변경하는 대대적인 브랜드 재정비에 나선다. 콘텐츠 저변도 e스포츠나 지역 축제 등으로 확장한다. 그간 일부 BJ의 일탈이나 성 상품화 방송 등으로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선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워질지 관심이다.

14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오는 15일 플랫폼명을 현재 사명과 동일한 ‘SOOP(숲)’으로 변경한다. 지난 2006년 W플레이어에서 아프리카TV로 플랫폼명을 바꾼 후 18년 만이다. 방송 진행자를 뜻하던 BJ 명칭도 ‘스트리머’가 된다. 아프리카페이는 ‘SOOP페이’로, 방송국은 ‘채널’로 바뀐다. 기존 후원 상품인 별풍선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개편의 핵심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UX(사용자 경험) 개선을 통한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앱 사용 경험 고도화다. 구독 개편, 퀵뷰 통합, 선물권 뿌리기 기능 등 콘텐츠 제작이나 시청 편의성 향상을 위한 작업도 진행한다.

이는 이달 초 법원에서 매니지먼트 숲이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상표권 분쟁이 일단락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아프리카TV는 지난 4월 글로벌 진출과 이미지 쇄신을 위해 ‘주식회사 숲’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에 매니지먼트 숲은 아프리카TV가 상표권을 침해하고 영업 주체 혼동 및 성과 도용 행위를 벌였다며 반발했다.

리브랜딩을 거친 SOOP은 본격적으로 이미지 변신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그간 회사는 높은 금액을 후원받기 위한 일부 BJ의 과한 노출 방송과 마약, 도박 등의 개인 일탈 행위로 뭇매를 맞아왔다.

최근 논란이 된 ‘엑셀방송’으로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미지 쇄신이 절실해졌다. 엑셀방송은 실시간으로 별풍선 후원 내역을 순위 매겨 엑셀 문서처럼 공개하는 방송이다. 운영자가 여성 BJ들을 한데 모아 노래나 춤을 시키고, 팬들 간 경쟁을 부추겨 더 많은 후원금을 내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실제 지난해 아프리카TV 별풍선 상위 BJ 10명 중 9명이 엑셀방송 운영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OOP이 택한 방식은 콘텐츠 다변화다. 스트리밍 플랫폼 운영사답게 핵심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국내 시청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글로벌 시청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여름 파리올림픽 중계가 대표적이다. 스포츠팬들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파리 올림픽 전 종목을 무료로 생중계하며 쌍방향 소통 중계 콘텐츠를 선보였다. 국가 대항전이나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을 초대하는 등 SOOP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어 최고 동시 접속자 4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e스포츠 저변도 확대하고 나섰다. 내수용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주류 게임뿐만 아니라 비주류 게임 리그 중계권도 착실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막한 e스포츠 월드컵(EWC)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따내며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자체와 협업해 스트리머를 활용한 다양한 지역 상생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번 리브랜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베타 버전으로 론칭한 글로벌 플랫폼 SOOP으로 콘텐츠 동시 송출을 통한 국내외 서비스 간 협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브랜딩과 동시에 웰컴 프로젝트2를 개시하며 스트리머 풀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향후 글로벌 SOOP으로 동시 송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내 경쟁력은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SOOP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 SOOP과 동시 송출을 통해 콘텐츠 교류와 통합 e스포츠 콘텐츠 제작 등 연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양한 스트리머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하며,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들이 제약 없이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는 ‘어쎔블’과 같은 프로젝트도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