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이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으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지명했다. 한국인 최초다. 아시아 여성 작가의 최초 수상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한강의 깜짝 수상에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문학계가 들썩였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모국인 스웨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상이다. 지난 7일 생리의학상부터 경제학상까지 올해 수상자 발표를 모두 마쳤다.

소설가 한강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이제는 문학상과 평화상에 이어 경제학상, 과학상 등의 분야에서도 한국인 수상자가 나올 차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국가 간 불평등 연구에 이바지한 다론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 등 3인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바람직한 제도에 기반해 이뤄진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저서를 통해 부국과 빈국의 차이를 정치 및 경제 제도에서 찾아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매년 9~10월이면 ‘노벨상 앓이’를 한다. 학계와 연구 관련 단체 곳곳에선 노벨상 행사가 이어지고 업계는 수상 관련 상품 기획전을 내놓기도 한다. 수상자 발표 시즌이 매년 찾아오면 국내 유력한 후보가 있다는 이야기가 거론되다가 결국 빈손으로 끝난다.

올해도 결국 한국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출은 없었다. 글로벌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가 꼽은 후보 중 한국인 경제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노벨상의 ‘유력 후보 명단’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다른 나라들이 이룬 것에 비해 놀라운 성취를 이룬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에 급급했다. 물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치른 뒤 한국경제가 단기간에 초고속 성장한 ‘한강의 기적’을 무시할 순 없다.

한국이 경제 연구의 선도국가로 도약하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대로 편성했다고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흔들려선 안 된다. 앞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 국내 경제학자의 이름이 채워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