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포위훈련 다음 날인 15일 푸젠성 둥산다오(東山島)를 시찰했다고 인민일보가 17일 보도했다. 둥산다오는 국공내전 당시 공산당군과 국민당군이 서로 상륙작전을 펼쳤던 격전지다. 시 주석의 둥산다오 방문을 두고 홍콩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주장하는 ‘양국론’에 대한 “무언의 경고”(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라는 해석이 나왔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젠성장이던 2001년 이후 23년 만에 둥산다오를 다시 방문했다. 15일 시 주석은 1953년 둥산다오 전투에 참전한 간부 구원창(谷文昌)의 기념관을 방문한 뒤 그의 업적을 학습하라고 지시했다.
둥산다오 서남부 다청완(大埕灣) 해안에는 현재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동부 전구의 대규모 상륙 훈련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9월 3일 중국군은 이곳에서 각종 전투기·헬기·드론·상륙함 등을 동원해 합동 상륙작전을 진행했다.
시 주석의 방문 직후 중국 정부는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16일 대만 업무를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천빈화(陳斌華) 대변인은 “평화 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결코 무력 사용의 포기를 약속하지 않겠다”며 “이는 외부세력의 간섭과 극소수 ‘대만독립’ 분열분자 및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16일 푸젠성 업무보고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융합 발전 시범구를 잘 건설하라”며 대만을 겨냥한 유화정책도 언급했다.
둥산다오는 푸젠성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대만이 점유하고 있는 진먼다오(金門島)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137㎞ 떨어진 곳에 있다. 19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은 상륙 작전을 감행해 국민당군을 물리치고 섬을 점령했다. 1953년 7월 국민당은 둥산다오 탈환을 위해 1만여명의 병력을 상륙시켰으나, 중국과의 공방전 끝에 철수했다.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중화민국 정부는 대만으로 도피했지만, 휴전이나 평화조약은 체결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