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다음 주 월요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이 개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의 타결 시점을 특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행선을 달리던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주요 요구사항을 완화하며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했던 협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바이든 “다음 주 월요일 휴전 기대”…이스라엘·하마스 협상 타결 시점 첫 언급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한 자리에서 ‘휴전이 언제 시작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보 보좌관이 (합의에) 근접해 있지만, 아직 마무리를 짓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다”며 “다음 주 월요일엔 휴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휴전을 위한 협상 타결이 이번 주말 성사되길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카타르·이집트·이스라엘 등과 함께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6주 휴전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40명을 석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마련한 데 이어 전날 카타르로 자리를 옮겨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과 관련해 내놓은 발언 가운데 가장 희망적”이라며 “전쟁이 최대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강경했던 태도를 누그러뜨리며 합의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그동안 고수해온 핵심 요구사항을 일부 철회했다”고 전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CNN에 “파리 회의를 계기로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전쟁 종식을 주장해온 측면에서 장애물이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 인질과 맞교환 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에 대해서도 하마스 요구가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하마스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하는 분위기다. NYT는 “이스라엘 협상단이 하마스가 납치한 자국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테러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인을 사망케 한 테러 혐의 수감자의 석방은 안 된다는 견해를 고수해왔다.

NYT에 따르면 양측은 우선 이스라엘 여군 5명과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명을 맞교환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하마스는 또 지난해 11월 석방 명단에 포함됐지만, 이스라엘로 돌아가지 못한 민간인 여성 7명을 풀어주는 대신 팔레스타인 주민 21명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50세 이상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인 6명, 부상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인 12명을 맞교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며 ‘휴전 협상의 기본 윤곽이 합의됐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상군 투입 의사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