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가 내놓을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용 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일자리 시장이 냉각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고용 보고서는 전통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요시하는 경제 지표 중 하나다. 특히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향후 경제 전망에 영향을 줘 금리 인 하폭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용이 둔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집권당인 미국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고용이 둔화했다면 미국 경기 침체를 이유로 공화당이 민주당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 WSJ는 5일 “이번 고용 보고서는 수년 만에 가장 중요한 보고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지나는 사람들. / 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지나는 사람들. / AFP 연합뉴스
지금까지 나온 미국 고용 관련 지표는 엇갈린 상황이다. 미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지난주(8월 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7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5000건 감소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건)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노동시장이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미 고용시장은 둔화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에 따르면 8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9만9000건 늘어나 2021년 1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전망치(14만4000건)와 전월(11만1000건) 모두 하회하는 수치로 고용 불안감을 높였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구인 건수가 3년 6개월 만에 최저인 767만3000건을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이 냉각됐다는 지표도 나왔다.

시장은 보다 정확한 미국 노동시장 현황은 파악하기 위해 8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주목한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년 동안 계속 상승했고 7월에 4.3%로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업률이 2020년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8월에도 실업률 상승이 계속된다면 미국이 경기침체 초기 단계에 있거나 경기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실업률이 안정되거나 하락한다면 7월에 높았던 실업률은 무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결정적인 순간이 올 수 있다.

시장에선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6만5000건 증가하고, 실업률은 4.2%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 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4.5% 이상으로 오를 경우 연준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로이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로이터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오는 9월 17~18일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금리 인하 폭이 0.25%포인트일지 0.5%포인트일지다. 금리 인하 폭은 일자리 시장이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와이오밍 잭슨 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연례 콘퍼런스에서 “(9월에)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면서도 “진행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의 타이밍과 속도는 유입되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동시에 강력한 노동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노동 시장 상황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추구하거나 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의 실업률 지표에 따른 연준의 정책 방향 결정은 대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공화당은 고용 감소, 기업 투자 둔화, 성장률 감소, 주식 시장 폭락 등 경제 관련 나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집권당을 바꿔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연준은 2년 전부터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렸고, 현 기준금리는 20년 만에 최고인 5.25∼5.5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으면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다만 임금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축소되면 민주당은 비난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3년 4개월 만에 2%로 내려앉아 경기 침체 우려는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BBC는 “6일 발표될 일자리 보고서는 금리 인하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만약 일자리 보고서가 경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다면 더 큰 규모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는 민주당에 별로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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