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여성이 라쿤(미국너구리) 100마리에게 포위당해 911에 도움을 요청한 사연이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폴스보에 사는 여성 A씨는 최근 50~100마리 라쿤 무리가 먹이를 바라며 집 주변으로 몰려와 공격적으로 행동하자 911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키챕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A씨는 35년여간 라쿤에게 먹이를 줬으며 약 6주 전까지만 해도 동물들과 잘 지내왔다. 그러나 이후 소수였던 라쿤 수가 100여마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케빈 맥카티 보안관실 대변인은 “라쿤들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음식을 요구했고 밤낮으로 A씨를 괴롭혔다. 집과 문을 긁어대고 차를 세우면 에워싼 채 차를 긁었다. A씨가 현관에서 차로 이동하거나 아예 밖으로 나가면 라쿤들이 그를 둘러쌌다”고 말했다.
이어 “라쿤들은 A씨를 음식 공급원으로 여겼기 때문에 계속 집으로 돌아와 음식을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A씨는 라쿤에게 먹이 주는 것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짓 마이어 워싱턴주 야생 동물국 대변인은 “라쿤들도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으니 흩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라쿤의 개체수가 급증한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라쿤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현행 주법에 위배되는 불법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국은 라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권장하고 있지 않다. 라쿤이 질병을 옮길 수 있고 라쿤을 위한 음식이 코요테와 곰 등 다른 동물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