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몇 채가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 것인지 분위기를 살펴보러 해당 거래가 이뤄진 지역의 공인중개업소 몇 곳을 31일 오후 둘러봤다.
맨 처음 방문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9호선 고속터미널역 근처 A공인중개업소의 대표는 “그건 예외거래라고 봐야 한다”며 “찾아오는 손님도 거의 없고 시장은 정체 중인데, 간간이 성사되는 거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최고가 거래들이 한 달에 10건 정도 돼야 시장이 회복된 거라고 봐야 하고, 지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59㎡(25평)는 지난 11일 역대 최고가인 25억원에 거래되었다. 이는 지난달 27일에 거래된 같은 평형에 비해 5000만원 더 비싸게 거래된 것이다. 이날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신반포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59㎡ 매매가는 25억원에서 27억원 사이로 책정되었다.
이날 기자는 고속터미널역 인근 10곳이 넘는 공인중개업소를 돌아다녔지만, 대체로 한산했다. 방문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대표와 실장들이 간간이 손님들과 전화 통화를 할 뿐이었다.
지난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잠원동과 서초동 위주로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서울 강남 11개 구 중에서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울 25개 구 전체로 보면 세 번째로 많이 올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렇다 할 상승 흐름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최근 역대 최고가와 같은 가격에 아파트가 팔린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창신동 ‘두산아파트’ 전용면적 59㎡(26평)는 지난 18일 9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2년 7월 거래된 기존 역대 최고 가격과 같다. 지난달 16일 거래된 가격보다는 7000만원이나 높다.
창신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아파트가 거래된 것을 아는지 묻자 “25평이 9억원에 거래됐다는 건 지금 처음 알았다”며 이 역시 예외적인 거래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은 정체 중이라고 설명했다.
창신동 주변 공인중개업소들의 분위기도 대체로 침체돼 있었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 할머니가 홍보용 일회용 물티슈를 주고 간 게 유일한 방문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창신동과 무악동 위주로 전주 대비 0.13% 올랐는데,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감지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