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지구에서 240억㎞ 떨어진 태양계 밖을 47년째 비행 중이던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사진)’와 교신 재개에 성공했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나사가 최근 스스로 전원을 끄고 동면 상태에 들어간 보이저 1호와 연락이 닿았다고 보도했다. 보이저 1호는 인류 사상 최장거리를 여행 중인 우주선이다. 1977년 우주로 발사됐으며 2012년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인터스텔라) 우주를 탐사하고 있다.
보이저 1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8일이었다. 나사는 보이저 1호가 우주 방사선에 노출돼 손상 위험이 있다고 보고 부품 보호를 위해 내부 히터를 작동하라는 명령을 발신했는데, 보이저 1호는 명령을 받고 갑작스럽게 비상 모드로 전환했다. 이후 나사는 보이저 1호가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게 됐다.
나사는 보이저 1호가 비상 모드에 들어가면서 전원 절약을 위해 교신 시스템에 대한 전원 공급을 중단했다. 이후 문제 해결에 나선 나사의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에 당초 2개의 교신 시스템이 장착된 사실에 주목했다. 나사는 지금까지 고주파수로 정밀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X밴드를 통해 보이저 1호와 교신했는데 보이저 1호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S밴드 송신기도 장착돼 있었다. S밴드는 신호가 약해 1981년 이후 사용되지 않았다.
나사는 S밴드를 통해 보이저 1호와 교신을 시도했고 결국 신호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나사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가 전원 절약을 위해 자체적으로 X밴드 송신기의 기능을 중단시킨 뒤 상대적으로 전략 사용이 적은 S밴드 송신기를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S밴드 송신기의 신호가 약해 장기간 보이저 1호와 교신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X밴드 송신기를 재작동시킬 방법을 찾아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