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기차 제조사인 BYD(비야디)가 지난 16일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업체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중국 자동차는 낮은 품질로 혹평을 받았지만, BYD는 높은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19일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BYD의 지난해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1.3% 늘어난 427만2145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해외 판매량은 41만7204대로 71.9% 늘었다. 중국 내수 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가파른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BYD는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BYD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인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5만1000대가 판매됐다. 이는 같은 기간 브라질의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72%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 2022년 진출한 태국에서는 2023년 3만대를 판매해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1분기에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46%까지 올랐다.

BYD는 전기차 불모지로 여겨졌던 일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BYD의 승용차 판매량은 222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총 5만9736대로 절반 넘는 점유율을 일본 업체인 닛산(3만749대)이 차지했다. 이어 테슬라(5600대), 미쓰비시(2504대), BYD가 뒤를 이었다. 전체 판매량에서 BYD의 비중은 약 4%에 불과하지만, 진출한 지 2년 만에 4위로 올라섰다.

BYD는 일본에서 품질로도 인정받고 있다. BYD의 해치백 차량인 돌핀은 2023년 일본 ‘올해의 전기차’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중형 세단인 씰이 중국 자동차 최초로 일본 ‘올해의 차’ 10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BYD는 해외에서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 전략를 평치고 있다. 테슬라 등 일부 전기차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둔 반면 BYD는 진출하는 국가마다 현지 딜러사들과 협업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D는 일본에서 약 70곳의 대리점을 운영 중인데, 올해 말까지 1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BYD는 국내 진출을 앞두고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DT네트웍스, 삼천리EV, 비전모빌리티 등 6개 대형 딜러사와 판매 대행 계약을 맺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BYD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중국 자동차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소비자의 의구심을 줄이기 위해 시승과 영업 직원의 제품 설명이 수반된 대면 판매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YD 전기차는 국내에서 현대차·기아보다 1000만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주력 모델인 아토3 기본 트림의 국내 판매 가격은 보조금을 제외하고 3150만원으로 정해졌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4142만원, 아이오닉5는 4700만원부터 시작한다. BYD의 중형 세단인 씰도 같은 차급인 현대차 아이오닉6보다 약 700만원 낮은 4000만원부터 판매된다.

현대차그룹은 가성비를 앞세운 BYD의 진출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상무)은 지난 15일 가진 세미나에서 “BYD의 기술 경쟁력을 결코 얕봐선 안 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평정한 중국 로보락처럼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ttps://media.naver.com/journalist/022/59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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