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체코 원전 수주 등 해외에서 낭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수주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양해각서(MOU)를 맺은 굵직한 수주가 모두 내년 실적으로 반영돼서다.
14일 해외건설협회의 ‘3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총 297개사가 90개국에서 427건을 수주해 수주액은 211억 1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7% 수준이다.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달러, 2023년 333억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던 연도별 수주액도 올해는 꺾일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썩 긍정적이진 않기 때문에 400억 달러 목표 달성이 사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실적 전망이 밝지는 않다. 큰 차이 없이 전년대비 90% 수주하는 추이가 비슷하게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는 해외건설 실적 관련 지적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수주액은 168억 8000달러로 올해 국토부 목표액의 42.2% 수준”이라고 “실적을 8월 말까지 확대해도 수주액은 179억 6000달러로 목표 대비 44.9%에 그치고 있다. 산술적으로 올해 말까지 269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해외건설 실적이 저조한 건 그동안 국내 해외건설 수주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북미 실적이 저조한데 기인한다. 2022년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칩스법)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제조사의 미국 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공장 건설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사의 미국 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공장 건설은 2021년 9억 4000만 달러에서 2022년 29억 4000만달러, 2023년 91억 2000만 달러로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 14억 달러, 2분기 7억 6000만 달러, 3분기 3억 달러 등 총 24억 7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동일 기간 69억 4000만 달러의 약 1/3 수준에 그쳤다.
다만 올해 MOU 체결이 많았기 때문에 내년 실적은 기대해볼 만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내년에는 체코 원전, 불가리아 원전 등 굵직한 실적들이 반영 돼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도시개발 관련 대우건설이 베트남에 스타레이크 시티를 성공하면서 ‘제2의 스타레이크’를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사업들이 당장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