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미셸 바르니에 총리 임명에 항의하는 집회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하며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와 서부 낭트, 서남부 보르도, 남부 니스 등 전국 150여개 지역에서 바르니에 총리 임명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내무부 추산으로 파리에서만 2만6000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1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다. 주최 측은 전국적으로 30만명 이상이 시위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당초 바르니에 총리 지명에 반대했던 프랑스 내 주요 노조는 이날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다음달 1일 별도로 정부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좌파연합인 신민중전선(NFP) 내에서 극좌성향 정당으로 평가받는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청년 단체들이 주도한 이 시위에서 시위대는 바르니에 총리 임명을 “민주적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바르니에 대신 루시 카스테트를 총리로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유일한 해결책은 탄핵” 등의 구호도 나왔다.

카스테트는 NFP가 7월 총선에서 1당에 오른 뒤 총리 후보로 제안한 인물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카스테트 총리 지명을 거부하고 지난 5일 우파성향인 공화당 소속의 바르니에를 총리에 임명했다. 좌파연합은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LFI의 마농 오브리 유럽의회 의원은 이날 프랑스2 방송에서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며 “분노는 나뿐만 아니라 투표에 참여한 수백만 명의 프랑스 국민의 분노”라고 성토했다. 좌파계열 정당과 유권자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바르니에 총리는 공식 행보를 본격화했다. 6일 파리의 한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내각 구성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