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들이 중소 납품업체와 가맹점주 등을 상대로 높은 이윤을 챙기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산업은 지속성장하고 있지만 성장의 과실은 고루 분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 마진율, 대형마트·백화점보다 높아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편의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및 중간 유통업체 36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 편의점 납품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편의점이 중소기업에 납품받아 판매하는 제품의 마진율은 중소기업 납품단가 기준 4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제조업체의 제품을 편의점 본사에 납품하는 중간 유통업체의 납품단가 기준으로는 46.6%에 달한다.

마진율은 판매가와 납품가의 차액이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마진율이 높을수록 편의점이 남기는 이익이 많아진다. 중기중앙회가 앞서 실시한 조사에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마진율이 각각 20.4%, 22.8%인 것과 비교하면 편의점 마진율은 이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납품 시 편의점 마진율은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가 4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이마트24(45.3%), CU(41.8%), 세븐일레븐(40.4%) 순이다.

여기에 물류대행비, 발주장려금 등을 포함하면 납품업체들은 제품 가격의 절반 이상을 편의점에 지급하게 된다. 직접 납품업체의 93.1%는 편의점 물류대행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발주장려금(26.6%), 판매장려금(26.1%), 진열장려금(14.9%), 정보이용료(11.7%) 순으로 비용부담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물류대행비를 부담하는 업체는 매출액 대비 평균 11.3%를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발주장려금 5.0%, 판매장려금 4.9%, 진열장려금 4.0%, 정보이용료 1.2% 등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경영 악화로 폐점하는데 ‘위약금 장사’

편의점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도 높은 이윤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더불어민주당) 편의점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편의점 4개 본사의 매출액·가맹점 수는 증가했지만 가맹사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정체되거나 줄었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경영 악화로 폐점하는 상황에서 본사는 ‘위약금 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도 해지에 따른 폐점 점포 수는 편의점 4개사 합산 △2019년 1063개 △2020년 1139개 △2021년 1450개 △2022년 1604개 △2023년 1740개 등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도 총 1040개의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

중도 해지 시 드는 비용도 증가세다. 편의점 4사 평균 해지 비용은△2019년 2787만원 △2020년 2609만원 △2021년 2881만원 △2022년 3701만원 △2023년 3794만원 △2024년 상반기 4525만원 등으로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에는 상권 변화나 경쟁점 출점 등으로 영업적자가 누적되는 경우 영업위약금을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4사의 위약금 부과 기준은 공정위 표준계약서에 비해 과도했으며 위약금을 감면해주는 규정이 있는 편의점은 1개사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편의점 본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본사는 객관적 상권분석 없이 무분별하게 출점시키는 게 현실”이라며 “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