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디펜딩 챔피언’ T1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T1은 3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세트 스코어 3:2로 격파하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레드 진영에서 경기를 시작한 BLG는 1세트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쳤다.

‘쉰’ 펑리쉰은 경기 시작부터 ‘엘크’ 자오자하오·’온’ 러원쥔 듀오와 함께 블루 진영의 T1 쪽 정글로 인베이드를 시도, ‘구마유시’ 이민형을 처치하며 선취점을 올렸고, 적극적인 갱킹으로 초반 킬 스코어 차이를 3-0까지 벌렸다.

T1도 ‘제우스’ 최우제와 ‘페이커’ 이상혁이 킬을 내면서 맹추격에 나섰지만,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BLG에 흔들렸다.

BLG는 15분경 미드 라인에서 밀고 올라오는 T1을 삼면에서 포위하며 싸움을 걸었다.

‘엘크’ 자오자하오는 ‘온’ 러원쥔의 이니시에이팅에 힘입어 교전에서 트리플킬을 냈고, 협곡의 전령을 앞세워 T1 미드 2차 포탑까지 터트렸다.

판세는 엘크를 앞세운 BLG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T1은 27분 만에 본진이 뚫리며 첫 세트를 내줬다.

이어진 2세트에서 T1은 또다시 블루 사이드를 골랐다.

BLG는 앞선 경기처럼 또다시 시작과 동시에 인베이드를 시도, 엘크가 구마유시를 처치하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T1은 앞선 경기처럼 무너지지 않고 역습에 나섰다.

탑 라인 쪽 정글에서 펼쳐진 교전에서 BLG가 먼저 싸움을 걸어왔지만, ‘오너’ 문현준의 녹턴이 빈사 상태의 나이트를 잡아내고 페이커의 사일러스가 제때 합류해 ‘빈’ 천쩌빈까지 처치했다.

초반에 집중 견제를 당한 구마유시도 뒤이은 교전에서 과감한 타워 다이브로 기세 좋게 3킬을 내면서 날카롭게 맞섰다.

T1은 16분경 한타(집단 교전)에서도 제우스의 오른이 날린 궁극기가 뭉쳐 있는 BLG 진형에 적중하며 ‘잭팟’을 터트렸다.

무섭게 성장한 구마유시를 앞세워 시종일관 BLG를 압박한 T1은 결국 27분 만에 BLG에 1세트 패배를 되갚았다.

서로 한 차례씩 강펀치를 주고받은 T1과 BLG. 3세트는 시야 장악력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BLG는 점멸 스킬을 3개나 소진하며 오너를 코너로 몰아넣었고, 선취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6분께는 미드 라인에 있는 페이커를 3:1 구도로 기습해 처치하고, 맵 곳곳에서 T1의 빈틈을 찌르며 스코어 차이를 5:0까지 불렸다.

T1은 수세 속에서도 미드 라인에 뭉쳐 역전 기회를 노렸지만, 21분경 유리한 상황에서 시작한 탑 라인 교전에서 너무 시간을 끌며 역습당했고, 4킬을 일방적으로 내주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T1의 분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의 숨통을 조인 BLG는 또다시 27분 만에 3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나갔다.

매치 포인트까지 몰린 T1은 4세트에서 라인 스왑을 꺼내 들었지만, 이 선택이 발목을 잡았다.

BLG는 혼자 바텀 라인에 고립된 제우스를 세 번 연속으로 찔렀다. 첫 번째 공격은 케리아가 제때 합류하며 역습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결국 엘크에게 선취점을 내줬고, 뒤이은 두 번의 기습에는 손쓸 새도 없이 킬을 허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커의 사일러스는 직스를 상대로 타워 다이브를 시도, 1킬을 따내고 유유히 빠져나가며 심상찮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T1은 구마유시가 13분경 한타에서 엘크를 잡아냈고, 케리아가 도주하는 쉰까지 잡아내며 총 골드 획득량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20분경 페이커가 시작한 한타였다. 페이커는 본진 쪽으로 빠지는 BLG에 사슬을 던지며 뛰어들었고, 케리아의 레나타 글라스크가 날린 궁극기가 적중하며 대승을 거뒀다.

미드 라인 2차 타워를 날리고 바론(내셔 남작) 버프까지 얻은 T1은 BLG의 철통 수비에 조금씩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페이커는 BLG의 허점을 깊숙이 파고들고 역습은 절묘하게 피하며 4세트에서 롤드컵 최초로 500킬을 기록했다.

결국 T1은 31분 만에 BLG 넥서스를 터트리며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결전의 5세트. 밴픽에서 BLG는 잭스를 시작으로 카이사, 렐 등 돌진 중심의 조합을 구성했고 이에 T1은 그라가스, 갈리오, 뽀삐를 꺼내 들며 응수했다.

T1은 3분경 BLG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어진 공허 유충 싸움에서 페이커가 궁극기로 진입해 온을 잡아내며 바로 맞받아쳤다.

구마유시는 상대하는 엘크의 동선이 꼬인 사이 바텀 라인 골드 격차를 천천히 불려 나갔다.

다급해진 BLG는 탑 라인을 연이어 찌르며 나이트가 킬을 쌓아 올렸으나 T1은 근소한 우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기회를 노렸다.

결정적인 순간은 28분경 드래곤 한타였다.

T1은 BLG의 기습에 바텀 듀오가 처치당하는 사고가 터졌지만, 제우스와 페이커가 미드 라인으로 밀어낸 BLG를 묶어둔 사이 오너가 트리플킬을 기록하며 승부의 축은 T1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BLG는 31분경 탑 라인의 제우스를 노리고 다시 달려들었지만, 곧바로 페이커의 갈리오가 궁극기로 등장해 BLG의 마지막 역전 시도를 좌절시켰다.

결국 T1은 32분 만에 BLG 본진으로 일제히 돌격, 기나긴 싸움의 끝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T1과 페이커는 이로써 LoL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롤드컵 통산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2011년 첫 대회 이래 한 팀이 동일한 주전 멤버(제우스-오너-페이커-구마유시-케리아)로 롤드컵을 2회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oL 한국 리그 LCK를 대표하는 게임단인 T1은 ‘SK텔레콤 T1’ 시절이던 2013년 롤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2016년에 사상 첫 2연속 국제 무대 제패라는 기록을 세웠고 팀명을 T1으로 바꾼 후에도 서울에서 열린 2023 롤드컵에서 정상에 섰다.

예비 선수로 T1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레클레스’ 마틴 라르손은 이번 대회 경기에 직접 출전하지는 않았으나, LCK에서 외국인 용병 선수로서는 최초 우승을 기록했다.

중국 리그 LPL의 강팀 BLG는 창단 이래 첫 우승 도전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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