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 재판 형량 선고가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검사 출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범죄자’ 공세에 나서는 가운데 큰 짐을 덜게 된 셈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의 재판을 담당한 뉴욕주 대법원 후안 머천 판사는 6일(현지시간) 이달 18일로 예정됐던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형량 선고 공판을 11월26일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주장하는 2006년 혼외정사 폭로를 막기 위해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건넸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 선고 연기는 앞서 연방 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출한 일부 증거가 재임 기간 공적 행위가 포함됐다며 선고 연기를 요구해왔다.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4건의 형사재판 모두 대선 전에 선고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모든 사람들이 이 사안은 죄가 되지 않으며, 내가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를 기소한) 맨해튼 지방 검사의 마녀 사냥이 연기됐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선의 향후 판세를 가를 TV토론(10일)에 앞서 경합주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 유세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에 예외없는 보호주의 무역 정책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의 동맹들은 소위 ‘적국’보다 우리를 더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무역과 군사 등 영역에서 (동맹국들로부터) 매우 나쁜 대우를 받았다”며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건만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로부터 뜯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많은 나라들이 달러를 떠나고 있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은 달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달러 결제망을 이탈하려 하는 나라에) ‘당신이 달러를 버리면 우리는 당신들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미국과 거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적극 추진 중인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도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피츠버그에서 유권자들과 만났다. 후보 교체 후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이 주춤해 ‘허니문’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해리스 부통령 측이 지지세 확장을 위해 이민, 환경, 의료보험 등의 분야에서 ‘우클릭’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해리스 캠프는 최근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해리스 캠프가 경합주와 중도층 표심을 고려해 주요 분야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하거나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TV토론은 진행자 질문에 두 후보가 2분씩 답변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토론 주제나 질문은 미리 후보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각 후보는 질문에 2분씩 답변할 시간이 주어지며 한 번씩 답변을 마친 후에는 상대 후보의 답변에 반박할 수 있도록 2분이 추가로 다시 주어진다. 반박까지 모두 마치고 나면 두 후보에게 후속 설명이나 해명,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추가 1분이 주어진다. 두 후보는 총 90분간 빈 종이와 펜, 물 한 병만 가지고 서서 토론에 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