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파견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특사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가자 전쟁 종결 방안 등 최대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11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전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더머 장관은 트럼프 당선자에게 가자지구 전쟁을 비롯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및 이란에 대한 작전 계획 등을 설명하고,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 측은 이번 접견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때까지 가자지구 전쟁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과 자제해야 할 사항을 각각 확인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에 따라 중동지역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가자전쟁의 해법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며 공개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더머 장관을 미국에 보내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트럼프 당선인을 먼저 면담할 것이라고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머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도 면담했다. 유대인 가정 출신인 쿠슈너는 트럼프 1기 백악관에서 선임고문이었고,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아랍국가들과 국교를 정상화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더머 장관은 이튿날 워싱턴DC로 이동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했다. 두 사람은 레바논 전쟁 종전안에 대한 논의와 함께 오는 13일까지 가지자구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를 모두 실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