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입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챗지피티(GPT) 개발사 오픈에이아이(AI)를 상대로 한 소송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가로 고소하며 법정 싸움을 키웠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머스크가 정치 권력의 후광으로 경쟁업체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각) 머스크가 전날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기존 소송 대상이었던 샘 올트먼 오픈에이아이 최고경영자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를 피고로 추가한 새로운 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쪽은 이 소장에서 오픈에이아이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실상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에서의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월 오픈에이아이의 영리사업은 설립 당시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는 “인류의 이익”을 위한 범용인공지능(AGI·사람과 유사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의 설립 취지에 공감해 오픈에이아이에 4년간(2016~2020년) 4400만달러(약 614억원)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당시 머스크는 올트먼 등 오픈에이아이 경영진이 영리사업을 중단하고 회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머스크는 지난 6월 갑작스레 소송을 취하했으나, 두 달이 지난 8월 올트먼 등 공동 설립자들이 자신을 “조종하고 속였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머스크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소송 대상에 새로 추가한 건, 이 회사가 오픈에이아이의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제출한 소장에서 머스크 쪽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에이아이가 지난달 66억달러 규모로 마감한 펀딩 라운드(스타트업의 IPO 전 투자 유치)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자신이 지난해 7월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엑스에이아이(xAI) 등 경쟁업체에 투자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시장 경쟁에 반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에이아이에 대한 머스크의 전방위적 법적 대응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측근으로 역할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수장으로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