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 시간) 첫 TV 토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태와 이민 이슈에 관해 한 차례씩 공수를 주고받았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재임 시절 여성의 낙태 권리를 후퇴시켰다며 “당신은 말할 자격이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해리스의 약점인 이민 문제를 들먹이며 “해리스가 승리하면 미국이 ‘스테로이드를 맞은 베네수엘라’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해리스는 낙태권에 대한 토론을 주도하며 트럼프가 재임 시절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한 결과 1973년부터 여성의 낙태권을 보호해오던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뒤집혔고 20개주에서 낙태금지법이 도입됐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낙태를 할 경우 종신형을 받는 비윤리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트럼프는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무엇을 할지를 말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또 트럼프가 “낙태에 대한 연방(전국) 금지령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거짓말을 한다. 낙태금지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이 문제는 주정부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며 수세적인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는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팀 왈츠가 임신 9개월째에도 낙태할 것을 지지한다며 “출산 후 아이를 처형하는 것은 괜찮다는 의미”라고 공격했지만 토론 진행자로부터 “이 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이 합법인 주는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뒤 이은 이민 관련 토론에서는 트럼프가 공격을 주도했다. 불법 이민 문제는 해리스의 약점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교도소와 감옥, 정신병원에서 수백만 명이 미국으로 쏟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인과 노동조합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범죄와 전 세계 국가의 범죄가 감소하고 있는데, (해리스가) 범죄자들을 우리나라로 데려왔기 때문”이라며 “그녀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은 불법 이민자들로 가득 차 성공할 기회를 잃을 것이고 결국 ‘스테로이드에 중독된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트럼프는 불법 이민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다 헛발질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트럼프는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의 개와 고양이를 먹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고 해리스는 “믿을 수 없는 극단적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