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취임 첫 일주일 동안 서명한 각종 행정조치가 300개 이상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멕시코·캐나다·중국을 향해 거침없이 관세 청구서를 날렸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을 끝내겠다며 종전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동맹국도 예외없는 무차별 관세전쟁과 ‘침략국’인 러시아와 밀월 행보를 보이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질서와 자유무역 시스템을 해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영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한 달을 ‘혼란스럽고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3·4면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수석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내놓은 무역정책에 대해 “전략적이지도, 경제에 도움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성향 싱크탱크에서 트럼프 정책에 대한 비판 보고서를 내 주목받았다.
시저스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여지를 남겼지만 미 정부가 짧은 기간 여러 국가와 협상하긴 힘들다”며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라고 경고했다. 각국이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딘 베이커 영국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수석 연구원은 “취임 첫 달은 혼란”이라며 “상대의 약점을 갖고 괴롭히길 좋아하는 트럼프가 국정공백 상태에 있는 한국에게 불리한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을 포함한 다른 무역 파트너와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연구원은 ‘관세로 미국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미국에게 절대 유리한 정책이 아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관세 정책이 계속되는 한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며 관세 위협으로 일부 국가의 양보는 어느 정도 얻을 수 있겠지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더 많은 국가의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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