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현지 시각)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에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진행자를 ‘파격’ 지명했다. 군인 출신 국방장관의 경우 주로 예비역 장성들이 맡아왔는데, 예비역 소령 출신인 그의 발탁은 아주 이례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헤그세스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피트는 그의 전 인생을 군대와 나라를 위한 전사로 보냈다”면서 “그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그가 키를 잡고 있는 한 미국의 적들은 ‘우리(미국) 군대는 다시 위대해질 것이며, 미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는 경고장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1980년생인 그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1기 정부에서 보훈부 장관으로 검토됐으나 주요 보훈 단체들이 반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미네소타주 출신인 헤그세스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했으며 이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도 받았다. 그는 프린스턴대에서 보수 잡지인 ‘프린스턴 토리’의 발행인이었다.

그는 이 잡지에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담 후세인의 동상이 무너지는 등 주민들의 저항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보수적 아이디어는 작동했으며 작동하고 있고 작동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군대는 세계에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적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는 프린스턴대 졸업 뒤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미 육군 주방위군에서 보병 장교(소위)로도 임관했다. 그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네소타 주방위군 소대장을 했다. 이후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도 자원해서 복무했다.

헤그세스는 2012년 미네소타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중도 사퇴했다. 이후 폭스뉴스에 전문가로 출연해 활동하다 프로그램 공동 진행 등을 맡았으며 이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시절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교류를 옹호하고 해외 주둔 미군을 철수하려는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수용하는 등 트럼프의 헌신적 지지자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헤그세스는 트럼프 1기 정부 때의 1차 북·미 정상회담 전인 2018년 5월 폭스뉴스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데니스 로드맨을 만나길 원하고 미국프로농구(NBA) 농구를 좋아하며 서양 팝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하루 종일 자기 주민을 살해해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