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순차 개각에 돌입해 새로운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야당의 거세진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번 주 중반부터 인사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대통령의 입’이라 불리는 대변인 교체를 시작으로 ‘여소야대’ 진영이 강화된 22대 국회의 야당 공세가 본격화하는 만큼 윤 대통령의 정치적 엄호 수위를 높이는 인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경(왼쪽), 정혜전

윤 대통령은 이날 김수경(48)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일부 차관에 내정했다. 후임 대변인에는 언론인 출신의 정혜전(49)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임명했다. 김 신임 차관은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과 통일비서관을 역임한 북한 인권 및 탈북민 문제 전문가로 분류된다. 정 신임 대변인은 세계일보와 매일경제 기자를 거쳐 TV조선 앵커를 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대변인을 맡게 돼 책임감이 크다”며 “맞는 것은 맞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승현 통일부 차관은 주프랑스 대사에 내정돼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순방에 앞서 환경부 장관, 금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을 한번에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개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 있다. 또 대통령실의 비서관들을 대거 부처 차관으로 내보내면서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대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국세청장 인사에 이어 차관급이지만 치안을 총괄하는 경찰청장도 조만간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군으로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등이 거론된다.

개각 대상 장관으로는 정부 출범 당시 취임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꼽힌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로는 신성철 전 한국과학기술원 총장, 유상임 서울대 교수, 국민의힘 박성중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정무장관과 사회부총리를 겸하는 인구전략기획부 장관은 국회 대치 정국이 이어지면서 당장 인선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바로 임명할 수 있는 저출생수석에는 여성 후보군을 대상으로 막판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남성 수석이 유력 거론됐으나 윤 대통령이 여성 수성을 기용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개혁을 진행 중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에 맞물려 의대 정원 조정 등의 업무를 맡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현안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후임에는 대통령실 박성택 산업정책비서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는 김성섭 중소벤처비서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