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을 먹으면 힘이 솟는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겨울을 갓 넘긴 단단한 땅을 뚫고 솟아난 생명의 경이로운 기운이 먹는 사람에게도 전달된다는 어른들의 말도 있다.
3월, 식탁에 오른 봄나물들은 ‘봄이 왔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일깨워주는 신호가 되어 힘을 주기도 한다. 향긋한 냄새는 덤이다.
봄나물의 대표 주자인 ‘냉이’와 ‘달래’가 한창이다.
기운을 돋운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한 ‘냉이’와 ‘달래’의 영양학적 진면모를 살펴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공하는 ‘우수 식재료 디렉토리’에 따르면 냉이에는 비타민 A, B1, C와 칼슘, 칼륨, 인, 철 등의 무기질, 단백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동의보감에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간에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준다’고 적혀 있을 만큼 간과 눈에 좋고, 피로 해소와 춘곤증에 좋다.
냉이의 잎 부분에는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뿌리에는 알싸한 향의 콜린 성분이 들어있어 간경화, 간염 등 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거칠어진 피부 개선과 여드름 예방에도 도움을 주며, 생리불순을 비롯한 각종 부인병 완화에 효과가 있다.
냉이는 늦겨울이나 이른 봄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더 추운 겨울을 지날수록 냉이의 향이 진해진다.
요즘은 시설 재배의 확대로 사시사철 냉이를 먹을 수 있지만 이른 봄 야생에서 나오는 냉이가 향이 가장 좋다.
냉이는 가열해 먹어야 소화와 흡수가 잘된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냉이는 날콩가루와 함께 조리 시 궁합이 좋으며 냉이 밥, 냉이 튀김, 돼지고기를 넣은 냉이 만두 등 다채로운 활용이 가능하다.
달래는 열량이 100g당 46Kcal로 적다. 비타민 A, B1, B2, C와 칼슘과 칼륨 등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철분이 많이 포함돼 생달래 100g에는 하루 필요 섭취량의 6배에 달하는 철분이 들어있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알리신이 함유되어 있어 식욕 부진이나 춘곤증에 좋고 비타민 B군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유사한 맛을 내는 파나 마늘은 산성식품이지만 달래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달래에 함유된 비타민C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하여 주근깨와 다크서클을 예방하기도 하며 풍부한 철분이 여성 질환과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
불교에서 오신채(五辛菜) 중 하나로 꼽는 달래는 수양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금할 정도로 원기 회복과 자양 강장에 효과가 좋다고 전해진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배탈 증상을 치료하고, 종기와 독충에 물린 것을 가라앉힐 때 사용한다고 한다.
달래는 가열 조리하면 영양소의 손실이 발생하므로 가능한 한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달래는 육류의 콜레스테롤 저하에 효과가 있어 돼지고기와 함께 섭취하면 궁합이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