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온 국민이 함박웃음을 짓는 나라가 있습니다. 암호화폐를 법정 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입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비트코인이 8만8991.30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앞으로 1비트코인 가격은 9만 달러에 이어 1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런 비트코인을 5930.77개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를 보면 미실현 매도 이익이 90% 안팎에 달합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사무소는 이날 오전 9시41분께 엑스(X·옛 트위터)에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은 24시간 만에 법정화폐 가치를 2500만 달러 가까이 끌어올렸다”며 “퍼스트 무버 국가는 성공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11월 15일을 전후로 60%대에 달하는 손해를 보고, 지난해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가상화폐에 관련 정책을 재고하라”는 따끔한 훈수도 들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습니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도입했습니다. 독불장군식 리더십을 앞세우며 스스로 ‘독재자’라고 칭하는 나이브 부켈레(43) 대통령이 사회적 합의 절차를 생략한 채 강행했습니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SBR)’이라는 이름을 붙여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저점 매수·매일 1비트코인 구매’ 철학을 고수하고 ▷지열 에너지 기반 비트코인 채굴 ▷비트코인 채권 발행 ▷암호화폐 거래 활성화 등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장하는 전략을 공직자에게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며 수익 보호와 투자 등을 위해 설립한 비트코인기금관리청(AAB)도 설립했는데, ‘빚 없는 예산안 편성’ 방침에 따라 긴축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AAB 일반 예산은 1290만 달러(180억 원 상당)로 전년도 대비 거의 손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인이 이번 대선 유세 기간 가상화폐 친화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7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는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