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긴장 상황이 여전한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지역 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9일(현지시간) 사우디국영통신 등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이란 외무장관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지난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보복 예고가 이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아락치 장관은 사우디 방문 후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카타르를 방문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와 아락치 장관 간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사우디와 이란 관계, 역내 정세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은 리야드 도착 후 이란 국영 TV를 통해 “이번 회담으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상황을 개선하고 이 지역(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동의 맹주로 꼽히는 사우디는 종파가 다른 이란과 갈등을 빚어왔으나, 중국의 중재 아래 지난해 이란과 관계를 회복한 바 있다.
사우디 정부와 가까운 분석가인 알리 시하비는 AFP에 “사우디는 이란이든 이스라엘이든 상대방 공격에 자국 영공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락치 장관과 회담에서) 레바논이나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말하는 모든 요구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과도 회담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두 장관이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가능한 한 빨리 전달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장관이) 양국 관계 상황을 검토했다”며 “정치, 안보,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의지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