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11일)부터 2주간을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하고 응급의료 전달체계 유지에 집중하는 가운데 한의사들이 추석연휴 기간 진료 지원에 나섰다. 명절 연휴 때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과반수가 일차의료기관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증 컨디션인 만큼, 추석 연휴 진료가 가능한 한의의료기관을 총동원해 응급실 부담 완화에 동참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전국 616개 한의원과 215개 한방병원이 추석 연휴기간 휴일진료에 참여한다. 그 중 106개 한의원과 77개 한방병원을 합쳐 총 183곳은 추석 연휴 4일 내내 정상 진료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일(10일) 정오까지 한의협이 집계한 결과인 만큼, 참여 기관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김석희 한의협 홍보이사는 “명절 연휴 기간 응급의료센터를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중증 응급질환 때문이 아니라 연휴 기간 문을 연 의료기관이 적기 때문”이라며 “감기나 급체, 장염, 염좌,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은 한의원, 한방병원에서도 충분히 진료가 가능한 만큼 추석 연휴 응급실 부담을 줄이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의료공백으로 인해 응급의료현장의 어려움이 커진 만큼, 한의의료기관이 경증 진료를 분담하면 시급을 다투는 긴박한 환자들이 응급실을 먼저 이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추석 연휴 진료에 참여하는 한의의료기관 현황. 9월 10일 정오 집계 기준. 사진 제공=대한한의사협회

한의협이 인용한 보건복지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설 명절 기간 응급의료센터 내원 환자는 평상시보다 150% 늘었다. 이 기간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한 다빈도 질환은 장염(14.4%), 얕은 손상(14.2%), 감기(9.2%), 염좌(6.3%), 복통(6.2%) 등으로 평소 한의의료기관에서 자주 치료하는 다빈도 질환과 유사했다.

추석 연휴 진료에 참여하는 한의원과 한방병원들은 경증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전원 조치해 불필요한 응급실 부담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한의협 관계자는 “연휴 기간 환자 발생 시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한의원과 한방병원에 내원하면 일차적인 치료는 물론 필요시 응급실 전원도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3만 여명의 한의사들은 추석 연휴 이후로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