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지난 3분기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12년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본사 인력 1000여명 감축을 예고했다.

엔씨소프트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이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 당기순손실은 265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9%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5% 줄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비를 비롯한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25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 ‘리니지M’ 매출이 늘며 전 분기와 비교해선 16% 증가했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액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전 분기 대비 6% 줄었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2862억원, 아시아 494억원, 북미·유럽 282억원을 기록했다. 지식재산(IP)을 타사에 제공해 받는 로열티 매출은 381억원이다. 전체 매출 중 한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1.2%였다.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전 분기 대비 16% 늘었다. 이 중 마케팅비로 487억원을 썼다. 지난해보다 76% 증가한 수치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출시 및 라이브 게임 대규모 업데이트로 인한 마케팅 사업 활동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비를 늘려 이용자 모으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얼리액세스(미리 해보기) 버전으로 출시했던 난투형 대전액션 게임 ‘배틀크러시’는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이달 말 서비스를 종료한다. 8월 선보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의 성과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핵심 IP 확장과 신규 IP 확보를 목표로 게임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4분기엔 리니지 IP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아이온2, LLL, 택탄 등 신작 게임을 개발한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게임 매출 하락과 신작 흥행 실패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신작과 인공지능(AI) 개발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 4곳을 차리고 희망퇴직을 단행키로 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에 돌입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분사, 희망퇴직, 프로젝트 정리를 완료하면 현재 4000명대 중반인 본사 직원 규모를 내년 중 3000명대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