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200년 헌정사 첫 여성 대통령이 선출돼 여성의 정치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 지 하루도 채 안 돼 여성 현직 시장이 피살됐습니다.
4일(현지시간) 엘피난시에로와 레포르마 등 멕시코 현지 일간에 따르면 전날 미초아칸주 코티하에서 욜란다 산체스 피게로아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피게로아 시장의 경호원 역시 총상을 입고 사망했습니다.
인구 1만 5천 명 안팎의 코티하 행정 책임자인 피게로아 시장은 카르텔의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던 인물입니다.
2021년 선거를 통해 코티하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된 바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가족과 함께 인근 할리스코주 사포판을 찾아 쇼핑하고 이동 중 무장한 사람들로부터 피랍됐다가 사흘 만에 풀려난 적이 있습니다.
멕시코 당국은 피게로아 시장 피랍 이후 그에 대한 개인 경호를 강화한 상태였습니다.
당시 납치범들의 신원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들은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 CJNG 소속 갱단원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했습니다.
이와 관련,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CJNG의 명령을 받는 ‘세포 세력’으로 알려진 ‘칼라베라스’라는 조직이 “우리가 피게로아 시장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메시지를 온라인에 남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살인 사건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24시간도 안 돼 발생했습니다.
투표일 전후로도 20여 명의 후보와 선거 운동원 등이 숨진 멕시코에서 셰인바움 당선인은 갱단에 대한 무력 진압이 아닌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에 맞서 싸우며 폭력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이른바 ‘총알 대신 포옹 전략’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젊은이들이 카르텔 가입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범죄에 대해선 강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찰·사법 시스템을 손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