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정착촌 반대 시위에 참석한 미국인 여성을 총격해 살해했다. 미국 백악관은 사실 파악에 집중하겠다며 이스라엘 정부에 조사를 요청했다.

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AP통신 등에 따르면 사망한 미국 시민권자인 아이셰누르 에즈기 에이기는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거촌 베이타에서 열린 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 머리에 총을 맞았다. 그는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인 알리 모할리는 이스라엘군이 자신의 집 옥상에 올라가 총을 겨눴다고 전했다. 그는 집안을 울리는 총성이 들렸다며 “이스라엘군이 에이기를 죽였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에이기는 튀르키예 출신의 미국인으로, 국제연대운동(ISM)이란 단체의 활동가다.

이스라엘군은 군인들이 서안지구 시위 현장에서 외국인을 살해했다는 보고를 받아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군에 돌을 던지는 등 위협을 제기한 핵심 선동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AP통신은 에이기가 아무런 위협을 제기하지 않던 상태에서 총을 맞았다고 짚었다. 시위에 동참했던 이스라엘인 조나단 폴락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국제 활동가들이 베이타 마을 밖에서 기도회를 연 직후 총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인들이 기도하는 사람들을 둘러싼 뒤 충돌이 발생했다며, 주민들이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군인들은 최루 가스와 실탄을 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총격 당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6일 기내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정부에 연락해 자세한 정보를 요청했고,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결론과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엑스(옛 트위터·X)를 통해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군 정부가 저지른 살인이라며, 자국민을 죽인 자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