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위한 투자는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AI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준비가 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시스코가 13일 발표한 ‘2024 시스코 AI 준비지수’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오직 3%만이 AI 기술을 배포 및 활용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의 5%에서 감소한 수치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15%)을 밑도는 결과다.

시스코는 AI 준비지수를 전략, 인프라, 데이터, 거버넌스, 인재, 문화 등 6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평가한 다음 종합적인 수치를 계산했다. 이후 종합적인 준비도에 따라 기업들을 ‘선두 주자’, ‘추격자’, ‘팔로워’, ‘후발 주자’와 같이 4개로 분류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선두 주자에 해당하는 기업은 3%에 불과했으며, 추격자가 19%, 팔로워가 69%, 후발주자가 9%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선두 주자가 15%, 추격자(33%), 팔로워(49%), 후발주자(3%)의 분포를 보였다.

국내 기업들이 AI 준비지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데에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부족, 숙련된 인재의 부재, 투자 대비 부진한 성과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국내 기업 응답자의 94%는 AI 기술 도입으로 인해 소속 기업 인프라의 워크로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응답자의 35%는 현재의 인프라가 증가하는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응답했다. 인프라 영역에서의 인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94%에 달했다.

조직 내 AI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주요 원인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직 중 14%만이 자사의 인재가 AI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준비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1년간 국내 기업은 AI에 우선적으로 투자를 단행했으며, 43%는 조직 내 정보기술(IT) 예산의 10~30%를 AI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AI 프로젝트에 투자한 주요 이유는 시스템 운영 및 수익성 향상, 인프라 회복성 강화, 경쟁력 유지 등이었다.

다만 투자가 늘었음에도, 절반 이상의 기업이 AI 기술을 통한 이득을 보지 못했거나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시스코는 보고서에서 평가 척도인 6가지 핵심 요소 전반에 걸쳐 준비 상태를 개선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브 웨스트 시스코 APJC(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지역 총괄 사장은 “기업들이 AI 여정을 가속화함에 따라, AI 목표와 준비도 간의 격차를 줄이는 종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