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이 881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2%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76억원으로 22.4%감소했다. 세계 유일 피하주사(SC)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성분명 인플릭시맙)인 ‘짐펜트라’의 미국 영업 성과가 아직 제무재표에 제대로 반영되기 전이어서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은 4분기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8일 연결기준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액으로 88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역대 최대 분기 매출로,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 4936억원을 달성해 전년도 연간 매출(2조 1764억원)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은 2076억원으로 전년 동기(2676억원) 대비 22.4% 줄었다. 시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후 남은 재고자산에 따른 매출원가율 부담이 여전히 남은 데다 성장 동력으로 삼은 짐펜트라 매출이 아직 64억원에 그친점을 그 이유로 꼽는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매출원가율 개선이 아직 남아있고 짐펜트라가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모두 등재됐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셀트리온이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하는 주요 PBM을 모두 뚫고 제대로 판매가 확대되는 시점은 올해 4분기 부터다. 미국 TV에 송출되는 짐펜트라 광고도 지난달부터 개시됐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에 대한 올해 예상 매출을 5000억원에서 2500억원을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내년 매출은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영업이익은 매출원가 개선 및 합병 상각비가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86.5%가 오른 207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23.6%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전역에서 입찰 수주 및 처방 성과가 확대되고 있고, 특히 유럽, 중남미 지역에서 후속 제품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올해 매출 목표 3조 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원가의 재고 소진 및 신규 원료의약품 생산으로 매출원가율이 개선돼 내년에는 2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업이익률도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유럽에서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7년 연속으로 인플릭시맙 처방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램시마SC까지 포함한 램시마 제품군의 합산 점유율은 76%를 기록해 독보적인 처방 우위를 입증했다. 항암 제품의 성과도 이어졌다.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3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고,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유럽에서 23%의 점유율을, 아시아 주요국인 일본에서는 6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7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유플라이마는 유럽에서 국가별 맞춤형 입찰 전략을 성공적으로 전개하며 이탈리아 38%, 핀란드 32% 등 점유율 성장을 가속화해, 올 3분기까지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을 1.7배 초과한 2414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베그젤마는 유럽 주요국 장기(長期) 입찰에서 수주 성과를 이어가며 2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처방률 2위로 올라섰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4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연간 매출의 2.9배가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신약으로 출시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는 미국 3대 PBM에서 운영하는 6개 공-사보험 계약을 모두 확보하면서 처방 확대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국 3대 PBM 중 한 곳의 사보험 시장을 담당하는 의약품구매대행업체(GPO)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3대 PBM 모두와 계약을 마쳤다. 현재까지 30개 중대형 및 지역형 PBM, 보험사와 계약을 완료해 미국 보험 시장에서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속 제품 출시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셀트리온 성장 동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달 1일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가 출시되면서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간 판매 시너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스테키마 출시와 동시에 현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약품 구매 조합인 IZAAZ 입찰 수주에 성공하며 셀트리온 치료제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내년에는 ‘아이덴젤트’(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등 후속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셀트리온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기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도 순항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주력하는 자가면역질환 제품군에서는 ‘CT-P47’(성분명 토실리주맙), ‘CT-P55’(성분명 세쿠키누맙), ‘CT-P53’(성분명 오크렐리주맙)의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의 바이오시밀러 ‘CT-P41’(성분명 데노수맙)도 FDA와 EMA에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치료 영역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임상 3상 IND가 승인되는 등 개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 셀트리온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위탁개발생산(CDMO)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형태로 국내 또는 해외에 신규 공장을 확보해 생산 캐파를 증대하는 동시에 해당 시설을 CDMO 사업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이 가진 기술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증설 비용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CDMO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를 비롯한 후속 제품군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난 데다, 매출원가 개선 및 합병 상각비 감소 등 긍정적 요인도 함께 작용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면서 “실적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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