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5번째로 슈퍼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핵심기술인 가속기 칩 ‘K-AB21’과 SW, 계산노드를 자체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ETRI 한우종 연구위원은 “가속기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독식하고 있다”며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 기술로 대체해 독립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슈퍼컴퓨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EU(프랑스) 등 총 4개국이다.
연구진은 가속기 칩 개발로 국내·외 특허 29건을 출원했으며, 기술이전 3건으로 약 4억원의 성과를 냈다. 내년 상반기에는 고성능 컴퓨팅 서버와 SW를 통합해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검증이 끝나고 난 후, 상용화 시 대규모·고성능의 슈퍼컴퓨터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슈퍼컴퓨터 시스템구축업체와 데이터 센터, 시스템 통합(SI)업체, 냉각업체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엣지서버, 클라우드 서비스 AI교육 등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 할 계획이다. 크기와 가격 등에 초점을 맞춰 고객 타겟팅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ETRI는 오는 11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팅 기술 전시회 ‘슈퍼컴퓨팅24’에 칩을 통합한 계산노드를 공개하고, 가속기의 기능검증을 시연키로 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가속기 칩 ‘K-AB21’은 77㎜ x 67㎜ 크기에, 12나노 공정으로 만들었다.
가속기에는 범용 프로세서와 64비트 병렬 연산기가 통합해 내장돼 있고, 배정도 연산 병렬처리용으로 8테라플롭스(1초에 8조번 계산) 성능을 가졌다. 가속기 칩 내에는 약 100억 개의 트랜지스터(TR)가 들어가 있는 국내 개발 최대 규모의 가속기 칩, 즉 초병렬 프로세서다. 이는 일종의 GPU와 같은 셈이다.
계산노드 1대에는 액체 냉각시스템을 포함한 가속기 칩 2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슈퍼컴퓨터는 이 계산노드를 계속 연결하면 연선 성능이 계속 향상되는 방식이어서, 수백개부터 1만개까지 연결해 페타플롭스(1초에 1000조번 계산)급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만들어진다.
ETRI 조일연 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장은 “이번에 개발한 가속기 칩은 12나노 동일공정으로 만든 세계 최고의 제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기반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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