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지난 3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기업 경영 가치관의 재정립과 게임 지식재산권(IP) 파이프라인 강화다.

넥슨은 30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넥슨 사옥에서 미디어데이 ‘넥스트 온(NEXT ON)’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정욱·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는 넥슨의 3대 가치를 통한 기업 경영 가치관을 소개하고 핵심 강점의 극대화를 통한 IP 파이프라인 강화 및 글로벌 확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두 대표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과 최성욱 넥슨코리아 퍼블리싱라이브본부장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넥슨만이 할 수 있는 기업가치 실현한다
김 대표는 지난 30년간 축적한 경험을 통해 얻은 가치를 밝히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내다보는 경영 가치관을 제시했다. 그는 “30년 전 역삼동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벤처회사 넥슨은 어느덧 연 매출 4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둔 대기업이 됐다. 넥슨이 걸어온 30년을 돌이켜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경험과 교훈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며 “다음 30년을 위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내린 결론은 ‘계속해서 가치를 더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였다”고 말했다.

그가 세운 두 가지 기업 목표는 ‘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기업’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랑받는 기업’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넥슨의 연결 매출은 국내 게임 산업 총 매출의 약 18%를 차지했다. 시가총액은 2011년 상장 이후 4배나 상승했다. 2023년까지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9%에 달한다”며 “수치적 성과 외에도 넥슨이라는 기업이 새로 마련해온 무형적 가치는 수많은 유저분들께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선사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넥슨은 기업 가치 창출을 목표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을 통한 고용 창출, 지식 공유 콘퍼런스 ‘NDC’를 통해 게임 산업의 동반 성장을 도모했다. 출범 7년 차를 맞이한 넥슨재단을 통해 어린이 의료 지원 사업과 다양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IT 교육 격차 해소, 미래 인재 육성 측면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재단을 통해 진행한 여러 사회공헌 활동의 결과물들이 이제야 꽤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넥슨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늘 고민하시던 창업주의 뜻을 앞으로도 충실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넥슨이 개발하고 서비스한 게임이 특정 장르에 국한되거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왔다며 “해보지 않은 시도, ‘크리에이티브 어택’을 발판 삼아 더욱 역동적인 성장을 이루고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연단에 선 강 대표는 지난 30년간 쌓아온 넥슨의 게임 개발력과 서비스 역량을 통해 넥슨 생태계 안에서 유저가 더 오래 머물고, 지속해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유저 경험의 확장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역량을 연결하고 융합시켜 더욱 발전된 게임 서비스를 추구하겠다. 궁극적으로 넥슨 안에서 유저가 더 오래 머물고 넥슨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제시한 키워드는 ‘서비스 강화’와 ‘파이프라인 강화’다. 구체적으로는 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IP 파워를 세심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프랜차이즈로 묶고, 생태계를 구축해 경험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다양한 IP 확장을 통해 플레이의 경험뿐 아니라 음악, 웹툰, 굿즈, 팝업스토어 등 전방위적 영역에서 유저 접점을 확장한다. ‘메이플라이프’에 대한 끊임없는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던전앤파이터(던파)’ 프랜차이즈는 ‘던파 유니버스’라는 세계관 확장을 본격화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오픈 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DW’의 정식 명칭을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로 확정해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메이플스토리는 국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모바일 버전인 ‘메이플스토리M’만의 차별화에 주력하겠다. 각 국가와 문화적 특색에 맞는 수준 높은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던파 시리즈는 지금처럼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다각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비노기’는 ‘마비노기 모바일’과 게임의 영속적 서비스를 목표로 언리얼 엔진5로 전환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 IP로 확장하는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역시 내년 여름 알파 테스트 목표를 개발 막바지 작업 중이다.

넥슨의 첫 개발작인 ‘바람의나라’ IP도 외연을 확장한다. 넥슨은 원작을 계승한 정식 후속작 ‘바람의나라2’를 PC와 모바일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2.5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바람의나라2 개발은 슈퍼캣이 담당하고 있다. ‘바람의나라:연’ 개발을 맡으면서 넥슨 못지않게 바람의나라 IP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개발 자격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파이프라인 강화 측면에서 넥슨의 역량을 퍼블리싱 영역으로도 늘린다. 대표적으로 ‘FC 온라인’ ‘FC 모바일’의 게임 코어에 넥슨만의 통합적 역량을 적용해 게임 플레이 경험을 더욱 확장해 나간다. 또한 띠어리크래프트와 슈퍼캣의 협력을 통해 MOBA 배틀로얄 장르의 ‘슈퍼바이브’,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게임 본연의 재미를 연구하는 ‘빅 앤 리틀’ 전략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빅’ 프로젝트의 개발에서는 ‘야생의 땅: 듀랑고’ IP를 활용해 개발 중인 ‘프로젝트DX’를 선보인다. ‘야생의 땅: 듀랑고’의 오리지널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더욱 발전된 그래픽과 시스템이 도입된 MMORPG의 매력을 강화한다. 또한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는 좀비 아포칼립스의 묘미와 생존, 탐사, 성장의 재미를 강화하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민트로켓은 참신한 ‘리틀’ 프로젝트를 강화하는 방향성을 정립했다. 스토리 DLC를 예고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확장에도 힘을 준다.

박 부사장은 “내년 중에는 프로젝트DX가 어떤 물건인지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빅 앤 리틀 전략 중 빅은 기존에 하던 대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큼직한 물건을 만드는 걸 의미한다. 리틀은 상대적으로 빅보다는 작고 가볍고 빠르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앞서 이정현 넥슨 대표가 발표한 2027년까지의 ‘7조 클럽’ 가입을 자신했다. 그는 “신작의 비중, 라이브의 비중 둘 다 못지않게 큰 성장을 도모해야지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우리가 계획해 놓은 로드맵을 차근차근 실행하면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된 게임업계 흐름 속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비결에 대해선 “게임 회사가 실적이 떨어지는 이유는 결국 게임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지켜야 되는 게임 퀄리티의 기준이 있다. 넥슨이 다른 회사의 어려움과 비교해서 비교적 잘해나가고 있는 이유도 그 기준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